아메리카노 한 잔에 2500~3000원, 중간 가격대 커피전문점 인기몰이
커피전문점은 해외에서 들어온 스타벅스, 커피빈 등으로 대표되는 ‘고급 커피’가 대세였다. 이들 전문점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4000원 내외. 아메리칸 라이프스타일을 좇는 소비자들이 열광하면서 국내 브랜드들도 많이 생겼다. 1500원 이하의 저가 커피와 1000원 이하 편의점 커피까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커피공화국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커피 시장이 커졌다.

고가형 커피전문점은 과도한 투자비용에 비해 수익률이 낮은 단점이 있다. 저가는 점포가 너무 많은 데다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하면 남는 게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부터 아메리카노 한 잔에 2500~3000원 내외 하는 중간 가격대 커피전문점이 인기다. 저가 커피가 주로 소형 테이크아웃 매장이라면 이런 매장은 어느 정도 공간을 확보한 실속형 매장이다. 대표 브랜드인 이디야는 코스닥 상장까지 추진하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탄탄해졌다는 얘기다. 2위 그룹인 커피베이도 창업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진성 커피베이 대표(39)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비교적 인건비 부담이 덜한 커피전문점에 부부창업 또는 여성창업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편의점은 최저임금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커피전문점은 피크타임에 아르바이트 한두 명 쓰면 운영이 어렵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커피원두 고유의 맛과 향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드립커피와 콜드브루(더치커피)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드립앤더치’(사진)는 드립커피와 콜드브루 커피에 차별화를 둔 대표 브랜드다. 해외의 검증된 농장에서 들여온 생두와 로스팅의 전문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인테리어 분위기도 독특하다. 유럽 모던한 거리의 이국적인 형태의 노천카페를 콘셉트로 했다.

커피 맛과 합리적인 가격, 편안한 공간을 모두 만족시키는 교집합 콘셉트가 중간 가격대의 커피전문점이다. 커피산업이 발전하면서 커피원두의 제조와 유통이 원활해지고 그에 따라 가격 또한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생긴 수요다. 창업자들은 점포 크기 66㎡ 정도의 중간 가격대의 커피와 합리적인 가격의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취급하는 카페를 창업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다만 커피의 맛과 향, 디저트 메뉴의 품질은 고려해야 한다. 까다로워지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고, 고객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하나하나 세심한 운영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디저트 메뉴 취급은 주의할 점도 있다. 커피와 어울리지 않는 메뉴를 무리하게 추가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디저트 메뉴 추가는 인건비 상승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비닐로 포장된 메뉴를 뜯어서 전자레인지에서 간단히 데워서 먹을 수 있는 정도의 노동력만 추가되는 메뉴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