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근해선사로 꼽히는 흥아해운이 올해 본격 가동한 국내 첫 해운동맹이 결실을 맺으면서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운연합(KSP)이 항로 구조조정을 통해 일부 노선에서 선박을 철수하면서 운임이 올해 15%가량 오를 전망이다. KSP을 이끌고 있는 흥아해운도 덩달아 매출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흥아해운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6225억원, 영업손실 44억원을 기록했다. 이환구 흥아해운 부사장은 “비정상으로 떨어졌던 운임이 노선 합리화 과정을 거치면서 회복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며 “올해 매출이 15% 정도 확대되고 영업이익도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KSP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는 중국 및 일본 선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해운 동맹체다. 국내 업체간 출혈경쟁이 심해지면서 해운업 복원을 위해 힘을 합쳐야한다는 업계 의견이 반영됐다. 노선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 선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정부와 국내 컨테이너선사 14곳이 힘을 합쳤다.

지난 2일 KSP는 협상을 통해 인도네시아(한-자카르타) 항로에서 일부 선박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해당 항로에서 운항하던 SM상선 소속 선박 4척이 철수한다. 대신 SM상선은 기존항로를 운항하던 고려해운, 장금상선, 현대상선, 흥아해운 등으로부터 여유 선복을 제공받기로 했다. 지난해 11월애는 한일항로 및 한-태국항로에서 총 7척을 철수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업체 간 득실을 조율하면서 협상 과정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출혈경쟁을 멈춘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KSP선사들은 지난해 철수한 선박 3척을 활용해 중국-베트남 항로를 신규 개설할 예정이다. 이후 베트남 하이퐁 항로 등에 대해 구조조정을 추가로 진행해 항로 합리화를 실시하고, 제3국간 항로 등 신규항로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