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화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연일 한·미 양국의 일치된 북핵 대응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남북 간) 판문점 연락채널 재개를 환영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북한에 대한 일치된 대응과 관련해 한국과 긴밀한 접촉을 지속하고 있다”며 “자세한 상황은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고 답변했다.

그는 또 ‘남북 간 대화통로 복원이 북핵 문제 해결이나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얘기한 것처럼 남북관계 개선은 북한 핵프로그램 해결과 별도로 진전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일 남북 간 대화 분위기 조성에 대해 “두 나라가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결정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그들의 선택”이라며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김정은은 미국과 한국 두 나라 사이에서 어떤 이간질을 하려고 할지 모른다”며 “김정은의 진정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화 제안을 단순히 한·미 동맹의 틈을 벌리기 위한 이간책으로만 볼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국무부 정보조사국 북한정보분석관을 지낸 로버트 칼린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객원 연구원과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기고문에서 “(북한의) 발표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최상의 수준’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매우 진지하다”고 밝혔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이선권 위원장이 조선중앙TV에 출연해 판문점 연락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고 밝힌 발표문을 두고서다.

이들은 “조평통 대변인이 아니라 위원장이 직접 발표했다는 것이 메시지에 무게를 더하며 ‘김정은의 위임’이라는 점을 명시해 북한 지도자가 공식적·공개적으로 발표문을 승인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발표문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이름과 적절한 직함으로 호칭했다는 건 주목할 만하다”며 “이는 단순히 존중과 예우 차원이 아니라 평양이 문 대통령과 문제를 풀어나갈 의지가 있다는 신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