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693일 만에 판문점 대화 채널을 복구하면서 남북 간의 시차가 부각되고 있다. 2015년 8월 15일부터 북한이 한국 시간보다 30분 늦은 ‘평양시’를 사용하면서 남북 간의 시차가 30분 나는 점이 남북 대화 재개로 다시 한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남북대화 재개 이틀 째인 4일엔 남북 간의 접촉 시간이 조율되지 않은 것처럼 비쳐졌다. 남측 연락관은 이날 오전 9시께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 설치된 직통전화로 북측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후 북측으로부터 9시 30분께 전화가 걸려와 이날 개시 통화를 했다.

이는 남북 간 30분의 시차 때문에 벌어진 상황이라고 통일부 당국자는 전했다. 남북은 과거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오전 9시 개시통화·오후 4시 마감통화’ 원칙을 따랐다.

하지만 북한이 2015년 8월 15일부터 기존보다 30분 늦은 평양시를 사용면서 남북한 시차가 발생했다. 다시말해 우리 시간으로 오전 9시는 평양시로 8시 30분이 됐다.

이 때문에 2016년 2월 북한이 우리의 개성공단 전면중단에 대한 대응으로 판문점 연락 채널을 끊기 전까지 종종 언제 개시통화와 마감통화를 할지를 놓고 남북 간에 신경전이 벌어졌는데, 이번에 비슷한 상황이 재연된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앞으로는 오전 9시 30분 개시통화를 한다고 생각하면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9시에 전화를 시도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시통화는 북쪽에 주도권이 있고 마감은 우리에게 주도권이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한 간 개시통화는 우리 시간으로 오전 9시30분(북측 시간 오전 9시)에, 마감통화는 우리 시간으로 오후 6시(북측 시간 오후 5시30분)에 각각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