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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니냐로 겨울 가뭄 온다"… 콩·옥수수 등 곡물값 폭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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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라니냐 발생 확률 70~80%"
    농산물 주산지 미국·남미 피해땐
    주요 곡물가격 50% 오를 가능성
    대두박 가격 한때 11% 상승
    라니냐(La Nina)가 2018년 세계 농산물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적도 부근 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현상이 지속되면서 세계 농산물의 절반을 생산하는 남미와 미국에 가뭄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면 농산물 값이 급등하고, 이는 세계적인 물가 앙등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 강력한 라니냐가 나타난 2012년 당시 농산물 가격은 현재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라니냐로 겨울 가뭄 온다"… 콩·옥수수 등 곡물값 폭등 우려
    ◆라니냐, 농산물 타격 주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2년 농산물 시장에 큰 타격을 준 라니냐가 2018년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네덜란드 라보은행을 인용해 올겨울 라니냐가 나타날 확률은 75%에 달한다고 전했다. 라보은행은 농산물과 농업 관련 투자에 특화된 은행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달 14일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9~11월 평균)가 평년보다 0.6도 낮은 약한 라니냐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겨울에는 70~80%의 확률로 라니냐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엘니뇨와 반대인 라니냐는 적도 무역풍이 강해지며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떨어지는 현상이다. 이는 대류 변화를 일으켜 미국 중서부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주요 곡창지대에 가뭄을, 동남아시아와 호주에 많은 비와 사이클론을 불러온다. 북미와 남미는 콩과 옥수수 세계 생산량의 50%를 차지한다. 가뭄 피해가 홍수보다 크다는 점에서 통상 라니냐가 나타나면 엘니뇨 때보다 농산물 값이 가파르게 오른다.

    농산물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건 건조한 날씨로 미국(세계 1위), 브라질(세계 2위)의 콩 생산량이 줄어들 가능성이다. 옥수수도 영향을 받을지 모른다. 최근 15년 동안 라니냐가 발생하면 옥수수 값은 평균 95% 올랐다. 호주 동부의 날씨가 예년보다 습윤해지면 수확기를 맞는 이 지역의 밀 생산이 영향을 받게 된다. 세계 1위인 브라질의 커피 생산도 불안하다. 에릭 놀런드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라니냐가 오면 콩 옥수수 밀 등의 곡물 가격이 50%까지 폭등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곡물, 콩의 글로벌 수요가 크게 늘면서 농산물 시장은 생산량 변화에 민감하다.

    ◆콩 옥수수 커피 밀 등 영향권

    심각했던 마지막 라니냐는 2012년 발생했다. 당시 미국 중서부 전역에 반세기 만에 최악의 가뭄이 발생해 콩은 부셸당 18달러, 옥수수는 8달러까지 올랐다. 지금은 각각 9.6달러와 3.5달러 수준이다. 콩·밀 1부셸은 27.2㎏, 옥수수는 25.4㎏이다. 가격이 2012년 최고치 수준으로 다시 치솟는다면 콩은 87%, 옥수수는 130% 오르게 된다. 또 콜롬비아 등에는 많은 비로 커피 곰팡이병이 번져 커피 생산량이 줄었다.

    라니냐가 확실해지려면 한 달 정도 해수면 온도가 낮은 상황이 더 지속돼야 한다. 트레이시 앨런 JP모간증권 상품(농산물) 전략가는 “가격과 변동성 모두가 급변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아르헨티나의 기후 변화와 브라질 남부의 건조한 날씨 전망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라보은행에 따르면 대두박 세계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에선 지난해 10월 중순~11월 중순 대두박 가격이 라니냐 현상에 대해 반응해 11% 올랐다. 다만 그 이후 가격은 제자리로 돌아갔다.

    라니냐 충격은 농산물에 국한하지 않는다. 1998~2000년의 라니냐는 미국과 캐나다에 예년보다 추운 겨울을 몰고와 천연가스 값을 상승시켰다. 최근 북미에 한파가 닥쳐 천연가스 값이 오르고 있다. 다만 지난 몇 년간 북미 셰일가스 생산량이 늘어나 폭등 가능성은 낮다.

    라니냐 현상이 발달하다가 돌연 사라지는 사례도 있다. 1950년 이래 라니냐는 총 13번 발생했으며, 2016년 말 기상학자들은 라니냐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봤지만 강도가 약해 별 피해가 없었다.

    ■ 라니냐(La Nina)

    동태평양의 적도 지역에서 무역풍이 평년보다 강해지며 해수면 온도가 떨어지는 현상. 동남아시아와 호주의 강수량이 크게 증가해 홍수가 일어나고 페루와 칠레 지역에는 가뭄을 동반하기도 한다. 엘니뇨(El Nino)와 반대되는 현상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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