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 집전장치 전차선 충돌 '미스터리'…오늘은 정상 운행
우이신설선 사고 원인 이틀째 미궁… 서울시, 규명 TF 꾸린다
25일 8시간 동안 전면 운행 중단 사태가 일어난 서울 경전철 우이신설선의 단전 사고 원인이 이틀째 오리무중인 가운데 서울시가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원인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26일 서울시와 우이신설선 운영사 등에 따르면 전날 단전 사고는 신설동행 1004편성 열차의 집전장치(전동차가 전기를 공급받는 장치)가 사람 무릎 높이로 측면에 설치된 전차선(전동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에 부딪히면서 발생했다.

운행 중단 사태는 우이신설선이 9월 2일 개통한 지 3개월여만의 일이다.

이 충격으로 전차선 설비 일부가 뽑혀 나가면서 전기 공급이 전면 중단됐다.

문제는 완전 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져 무인 운행이 가능한 우이신설선에서 왜 이런 충돌 사고가 일어났느냐는 점이다.

정상적인 시스템이 가동됐다면 전동차와 전차선이 부딪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운영사 측은 사고 이후 문제의 전동차를 차량기지로 회수해 집전장치를 포함해 각종 설비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또 콘크리트 양생 작업을 거쳐 사고 구간 전차선 시설을 복구한 뒤 전차선 문제는 없는지도 점검했다.

운영사 관계자는 "전날 자체 검사에서 차량 집전장치도, 전차선도 문제가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분명 둘 중 하나에 문제가 있어 사고가 일어난 점은 자명한데 이 같은 결과가 나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국과수라도 동원돼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토로했다.

사고 원인 규명이 난항을 겪자 서울시는 이날 오전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을 단장으로 원인 규명을 위한 TF를 꾸리기로 했다.

TF에는 서울시 공무원을 포함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소속 전문가와 우이신설선 운영사 관계자 등 철도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다만, 우이신설선 전동차 제작사인 현대로템은 TF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고위 관계자는 "안전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인을 찾아낼 생각"이라며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9월 2일 개통한 서울 시내 최초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은 강북구 북한산우이역을 출발해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동대문구 신설동역까지 11.4㎞를 약 23분에 주파하는 노선이다.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4호선밖에 없던 인근 지역 주민에게는 '단비'와 같은 도시철도로, 실제로 개통 이후 기존 4호선 이용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1개 편성당 2량으로 이뤄진 우이신설선 전동차는 무인 운전 시스템을 갖췄다.

지금은 개통 초기여서 안전을 위해 기관사 1명이 전동차에 배치돼 있다.

우이신설선 관계자는 "시민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전동차에 기관사를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이신설선 운영사는 전날 오후 11시부터 자정까지 1시간 동안 평소 시간표대로 운행한 뒤 이상이 없다고 판단해 이날 첫차부터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