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 폭등한 비트코인 테마주… 미국 SEC, 조작 우려에 거래중지

비트코인, 선물거래 후 최대폭 하락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화폐 열풍으로 주가가 폭등한 기업의 주식 거래를 중지시켰다. 로이터통신은 SEC가 블록체인·가상화폐 컨설팅기업 크립토컴퍼니의 주식 거래를 내년 1월3일까지 일시 중단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EC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크립토컴퍼니 주식 거래와 관련한 정보의 정확성과 타당성에 대해 우려한다”며 “회사 내부자의 보통주 매각 계획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회사의 주식 거래가 조작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크립토컴퍼니는 이달 주가가 2700％ 이상 급등하는 이상 과열 현상을 보였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회사명을 ‘크로에’에서 ‘크립토’로 변경한 뒤 11월 가상화폐 데이터 플랫폼인 코인트래킹 지분 대부분을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회사 주가는 9월 3.5달러에서 지난 18일 575달러로 뛰었다. 시가총액은 110억달러(약 11조9000억원)에 육박한다.

로이터통신은 “투자자들이 사명에 ‘크립토’나 ‘블록체인’이란 단어가 들어간 기업에 수백만달러를 쏟아붓고 있다”며 “이는 1990년대 말 ‘닷컴’이란 단어가 포함된 기업의 주가가 폭등했던 닷컴버블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상화폐 가치 폭등을 일으킨 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10% 넘게 떨어졌다며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선물거래를 시작한 10일 이후 최대 낙폭”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그동안 비트코인에 뒤처져 있던 다른 가상화폐 이더리움과 리플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