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용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휴맥스의 실적 악화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셋톱박스 판매량이 줄어든 여파가 컸다. 이 회사는 새 먹거리인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에 적극 투자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90% 감소
휴맥스의 모태는 1989년 설립된 건인시스템이다. 노래방기기 등 전자기기를 생산하는 회사였다. 1997년 위성용 셋톱박스를 판매하면서 본격적으로 셋톱박스 제조사업에 발을 들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북미 중남미 유럽 중동 아시아 등 해외 각지로 판매처를 넓혀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아리스, 프랑스 테크니컬러와 함께 글로벌 3대 셋톱박스 제조업체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회사 외형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2014년 1조4438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조3505억원으로 감소했다. 전방산업인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세가 멈춘 게 셋톱박스 판매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전 세계 셋톱박스 생산량은 2015년 2억9000만 대까지 증가했지만 지난해 2억7600만 대로 감소했다.
휴맥스의 올 1~3분기 매출은 1조9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2% 늘었다. 여전히 글로벌 상위업체로서 지위를 유지하며 다양한 매출처를 가진 게 실적변동 위험을 줄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최대 통신사인 AT&T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북미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다만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 회사의 올 1~3분기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90.2% 급감했다. 2015년 485억원이던 이익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셋톱박스업체 간 경쟁 심화로 제품가격이 하락한 탓이다. 최근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으로 주요 원재료인 D램 가격이 올라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진 점도 악재였다.
휴맥스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셋톱박스사업 부진 만회를 노리고 있다. 2012년 차량용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등을 제조하는 대우아이에스(현 휴맥스오토모티브)를 200억원에 인수하며 자동차 전장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말에는 자동차용 안테나 제조업체인 위너콤을 270억원에 사들이며 전장사업에 한층 더 힘을 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신사업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휴맥스오토모티브의 실적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은 2170억원으로 전년보다 9.2% 줄었다. 휴맥스는 지난 1일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휴맥스오토모티브를 흡수합병했다.
투자를 위해 차입을 늘리면서 휴맥스의 재무상태는 나빠졌다. 2015년 2.4배이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총 차입금 비율이 올 3분기 10.6배까지 치솟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휴맥스의 단기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떨어뜨렸다.
휴맥스 주가도 약세다. 지난 15일 종가는 9620원으로 올 들어 30% 떨어졌다. 주가가 장기간 하향곡선을 그리자 이 회사는 지난 2월 발행한 200억원어치 전환사채(CB)의 전환가격(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가격)을 잇달아 낮췄다. 발행 당시 1만1950원이었던 전환가격은 세 차례 조정을 거쳐 9560원까지 내려갔다.
◆“글로벌 시장 ‘빅3’로 재편”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셋톱박스 시장 구조조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는 휴맥스가 반등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테크니컬러가 미국 시스코의 셋톱박스사업을 인수하고 지난해 아리스가 당시 글로벌 3위 셋톱박스업체였던 영국 페이스를 인수하는 등 최근 글로벌 셋톱박스 시장은 인수합병(M&A)이 활발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아리스와 테크니컬러, 휴맥스 등 빅3 업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셋톱박스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4위 디지털자산거래소인 코빗 인수를 추진한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업비트와 빗썸이 양분하고 있는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시장에 균열이 생길지 주목된다.28일 암호화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코빗의 최대주주인 NXC(지분율 60.5%)와 2대주주 SK플래닛(31.5%)이 보유한 주식을 인수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전체 거래 규모가 1000억~14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인수 주체는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주 회장(48.49%)과 부인 김미경 씨(10.15%) 등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대부분을 소유한 사실상의 가족회사다. 박 회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지금은 디지털 기반의 금융 혁신을 다시 한번 해야 할 때”라며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융합하는 비즈니스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현재 국내 암호화폐 거래 시장은 업비트(두나무)와 빗썸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코빗의 경우 NXC와 SK플래닛이 투자해 대주주에 올랐지만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금융산업 전문성이 있는 미래에셋이 코빗을 품을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미래에셋그룹 입장에서는 코빗을 인수하면 신규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다. 암호화폐 거래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데다 곧 제도권에 편입될 가능성도 있어서다.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와 코인베이스 등 암호화폐거래소, 비자·마스터 등 전통 기업들이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변수는 이번 인수가 ‘금융·가상자산 분리’(금가분리) 원칙에 어긋나는지 여부다. 2017년 도입된 금가분리 원칙에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4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빗에 대한 인수를 추진한다.28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코빗의 최대주주인 NXC, 2대 주주 SK플래닛과 지분 인수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코빗은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가 지분 60.5%, SK플래닛이 31.5%를 보유 중이다. 거래 규모는 1000억~14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인수 주체는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다. 금융 계열사가 아닌 미래에셋컨설팅이 인수하는 만큼 이번 합병이 '금가(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을 비껴갈 수 있을 전망이다.업계는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가 업비트·빗썸 양강 구도로 굳어진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굵직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에서 사용자 이탈 조짐이 나타난 가운데 증권가에선 경쟁사의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제기됐다. 337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일어난 후 문화·예술계와 정치권 인사들의 ‘탈팡’(쿠팡 탈퇴) 인증 릴레이가 이어지고, 연말 대목에 결제건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후 한 달여 만인 28일 처음으로 사과했지만, 국회 6개 상임위원회 연석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는 고수했다.쿠팡 개인정보 유출 규모 3370만 명 수정 후 주가 13% 하락쿠팡의 자체 조사결과 발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쿠팡 모회사인 미국의 쿠팡Inc는 직전 거래일보다 6.45% 오른 24달러27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지난 25일 낸 보도자료에서 포렌식 증거를 활용해 고객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을 특정했다고 밝혔다.다만 이는 개인정보 유출 규모를 기존 4500명에서 3370만 명이라고 수정하기 직전인 지난달 28일 주가(28달러16센트)와 비교하면 13.81% 하락한 수준이다. 미국에서 주주들의 집단 소송이 본격화하는 데 더해, 한국에서 고객 이탈이 본격화할 조짐이 나타난 영향이다.쿠팡의 주주 조셉 베리는 지난 18일 쿠팡 법인,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의장, 거라드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상대로 증권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제때 공시하지 않은 데 따른 주주의 피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이다.한국에서는 ‘탈팡’이 가속화할 조짐이다. 배우 문성근·김의성의 ‘탈팡 인증 릴레이’가 정치권으로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