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새벽배송 서비스에 대기업들이 가세하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마켓컬리 제공
스타트업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새벽배송 서비스에 대기업들이 가세하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마켓컬리 제공
# 서울 종로구에 사는 직장인 이슬기 씨(32)는 매일 밤 10시 침대에 누워 다음 달 아침 식사를 위한 장을 본다. 이씨는 전날에도 새벽배송 전문업체인 '마켓컬리'에서 아침 식사 메뉴로 우유(750mL·4300원)와 단호박샐러드(1팩·5900원)을 주문했다. 총 주문가격이 9800원을 넘어 배송비는 '무료'다(5000원 월간 패스권 구매시). 이씨는 "자기 전 주문한 제품이 눈뜨면 도착해 있기 때문에 매일 신선한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어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던 새벽배송 서비스 시장에 대기업들이 가세하면서 배송시장의 새로운 격전지가 되고 있다. 새벽배송 업체들은 '절대강자'가 없는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외형확장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켓컬리는 13일 제3자물류대행 서비스인 '컬리프레시솔루션'을 본격화 한다고 밝혔다. 아직 물류망을 갖추지 못한 신생 벤처기업들의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대신 배송해준다는 것이다. 2015년부터 시범적으로 진행해오던 것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본격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마켓컬리는 새벽배송 서비스 업체로 이 시장의 7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자체 상품과 함께 배송대행 업무도 한다. 소비자가 전날 밤 11시까지 주문하기만 하면 다음 날 아침 7시에 배송을 완료한다. 하루 평균 새벽배송 물량은 약 6000여건으로 엽채류, 과일, 우유, 계란 등이 주요 배달 품목이다.

마켓컬리는 자체 상품 배송은 안정화됐다고 판단, 1년 전부터 위탁물류 서비스를 시범운영했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온라인을 통해 식품을 판매하는 O2O 푸드테크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자체 물류망 구축이 여의치 않은 기업들이 많아 이번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배민찬'은 100여개 업체와 제휴를 통해 1000여가지 반찬을 매일 아침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승부를 걸고 있다. 또 유명 베이커리 빵, 소문난 집의 반찬, 프리미엄 도시락 등 제품 다양성을 확보해 충성고객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일부에 그치고 있는 서비스 지역도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CJ대한통운은 서비스 영역을 넓혀 스타트업 기업들에 맞서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간편식뿐만 아니라 월정액 4만9000원을 내면 살균, 세탁, 다림질까지 된 셔츠를 매일 정기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한다. 스타트업 기업인 위클리셔츠와 손을 잡았다. 전날 오후 7시까지만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 전에 받아볼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현재 마켓컬리, 배민찬 등 새벽배송 기업들의 서비스가 수도권에만 한정돼 있는 점을 고려해 배송지역을 충청권까지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더반찬을 인수했다. 주문 받은 제품을 당일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7시 사이에 배달해 주는 수도권 직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도권 직배송에는 더반찬이 직접 운영하는 차량과 배달기사 인력이 동원되며, 전국 배송망은 일반 택배사 제휴를 통해 운영된다. 더반찬은 일반 가정에서 먹는 국, 반찬류 외에도 저염식, 저당식, 보양식, 다이어트식 등 건강식을 제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GS그룹은 GS리테일의 온라인몰인 'GS프레시'를 통해 새벽배송을 한다. 현재 자체 배송을 하고 있는 GS프레시는 내년 물류 별도 법인(GS네트워크)을 만들어 서비스 확장에 나선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