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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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지수가 7일 장중 3% 넘게 급락하면서 740선으로 미끄러졌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방안 발표를 연기할 수 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약화된 탓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면서 중동 정세 불안이 부각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스닥지수가 지난 10월께부터 급격히 상승한 만큼 당분간 차익실현 매물이 지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오후 2시31분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2.50포인트(1.63%) 내린 755.89를 기록 중이다. 장중 한때 3%대로 낙폭을 키워 740선 중반까지 밀리기도 했다. 4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선 기관이 56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하고 있다. 외국인도 593억원 매도 우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초 이달 말 발표 계획이던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공표 시점이 연기될 수 있다는 소식과 함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코스닥이 과열조짐을 보였던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연기 소식에 따른 실망에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등 대외적인 불안 요소도 매도 물량을 끌어내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는 상황에서 당분간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빌미로 몰렸던 투기성 자금이 빠질 시점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올 7월까지 22% 가량 상승했는데 과거 대세상승장보다는 힘이 너무 약했다"며 "상승세가 살아있는 동안 수익을 얻으려는 대기 유동성이 투기적인 형태로 바이오주로 몰렸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 끼워맞추기 형태로 코스닥 상승의 근거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그는 "코스닥이 제대로 된 반등에 나서지 못하고 가파르게 밀리면서 대책이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근거가 짜맞춰지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코스닥의 조정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 연구원은 "연말까지 코스닥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닥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내년 초 코스닥이 반등을 재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시장이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가시화를 확인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1월 기업실적 시즌이 시작돼야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코스닥이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것이란 분석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과 연초까지는 조정세가 이어질 전망이고, 1월 중순 4분기 실적 시즌이 되면 지수가 안정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각 기업들이 나쁘지 않은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투자 전략으로는 "가치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수익에 대한 욕구가 극에 달했다 사그라드는 국면인 만큼 코스닥이 바닥을 친 후 정리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며 "내년 2분기 중반이나 하반기에 4차산업혁명이란 테마와 함께 판이 바뀌면 코스닥이 다시 한번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고은빛/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