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2.8조에 매출은 뒷걸음… 기로에 선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설에 휩싸이며 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곧장 “결정된 바 없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이날 주가는 29.9% 폭락했다.

산은은 이달 중순 회사 운명을 좌우할 최종 실사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사전회생계획)’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고심 중이다.

유력한 정상화 방안으로 꼽히는 P플랜에 돌입하면 채무를 동결한 상태에서 신규 자금을 온전히 회사 정상화에만 쓸 수 있다. P플랜은 법원 주도의 법정관리와 채권단 중심의 워크아웃 장점을 결합한 방식이다.

채권단이 주식의 관리종목 지정 등 시장 충격을 무릅쓰고 P플랜을 검토하는 이유는 나빠진 자금상황을 해결할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금호타이어 차입금은 2조8176억원에 달한다. 이 중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은 1조5660억원이다. 하지만 현금성 자산은 902억원에 불과하다. 가장 큰 부담은 중국 법인이다.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은 현지 금융기관에 약 6000억원을 빌렸고 본사가 보증을 섰다. 하지만 중국 매출은 매년 급격히 줄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매출은 2015년 5231억원에서 올해 2878억원(3분기 기준)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법인이 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을 정도로 상태가 나빠지면 본사로 부담이 전가된다”며 “정상화를 위해 투입한 자금이 고스란히 빚을 갚는 데 사용될 확률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금호타이어는 올 3분기까지 영업손실만 509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599억원에 이른다. 4분기도 흑자전환이 불투명하다. 한영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회사가 살아나려면 대규모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경쟁회사와 벌어진 기술 격차를 좁혀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고성능 타이어 시장 준비가 부족했다”며 “매각 절차가 길어지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져 해외 영업에서도 많은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산은 측은 현재로선 어떤 방안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0월 중순 이후 외부 전문기관이 실사를 진행 중”이라며 “실사 결과를 토대로 정상화 방안에 대한 다각적 검토와 논의를 거쳐 최종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