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사회복지관서 개인별 지원
유학생·구두수선공 등 꿈 찾아줘
"획일적 정부 사업 실효성 떨어져"
한국사회복지관협회는 작년부터 ‘희망플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 대구 부산 광주 등 7개 지역, 11개 거점 사회복지관에 ‘희망플랜 지역센터’를 설치했다. 지역센터마다 4명의 사회복지사가 상주하며 아이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꿈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서울 공덕동 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최주환 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사진)은 “지금껏 정부 등 많은 청소년·청년 프로그램이 나왔지만 상당수가 전시 효과를 노린 이벤트성 지원이었다”며 “실질적이고 맞춤형인 청소년·청년 지원을 위한 기관으로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사회복지관만큼 적합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희망플랜 사업은 한 가지 방안을 모든 사람에게 일괄 적용하지 않는다. 개개인이 처한 상황에 맞춰 가장 효과적인 해법을 제공한다. 예컨대 대구에 사는 한 여고생은 의상 디자이너가 꿈이었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남는 시간엔 무조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해 꿈을 좇을 여유가 없었다. 최 협회장은 “이 학생이 아르바이트를 덜 할 수 있도록 약간의 경제적 지원을 했다”며 “덕분에 이 학생은 올해 대학에 진학했고 내년 2월엔 교환학생으로 프랑스에도 가게 됐다”고 했다. 구두 수선공이 되고 싶다던 아이는 희망플랜을 통해 관련 분야 취업에 성공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던 청년은 사회복지사와의 상담 끝에 다시 자신의 꿈을 되찾고 한 대학 태권도학과에 입학했다.
최 협회장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꿈을 잃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이룬 사람이다. 가정 형편이 넉넉지 못해 군 제대 후 검정고시로 대학에 갔다. 사람을 돕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원을 여러 번 다니며 법학 신학 사회복지학 상담심리학을 공부했다. 대전 월평종합사회복지관장이기도 한 그는 2013년 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으로 선출됐다.
복지관협회는 올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11개 센터를 돌아다니며 ‘희망플랜 지역사회 릴레이포럼’도 열었다. 청소년과 청년의 자유발언, 어려운 시절을 잘 극복한 유명 강사들의 특강, 시청 과장과 교수가 해법을 논의하는 토크 콘서트 등으로 이뤄졌다. 최 협회장은 “최악의 경우 자살에까지 이를 수 있는 청소년·청년의 좌절, 청년 문제의 심각성을 지역 리더들에게 알리고 싶어 기획한 행사”라며 “실제로 시장과 구청장 등 많은 지역사회 리더가 참석해 공감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