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가 157억원을 들여 제작한 첩보액션영화 ‘강철비’. 다음달 20일 개봉한다.
NEW가 157억원을 들여 제작한 첩보액션영화 ‘강철비’. 다음달 20일 개봉한다.
올겨울 극장가에 ‘한국영화 빅3’ 흥행 경쟁이 펼쳐진다. 작년보다 관객 동원력이 떨어진 한국영화가 막판에 예전 위력을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영화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총제작비 400억원을 투입한 판타지 ‘신과 함께’(12월20일 개봉), NEW가 157억원을 들인 첩보액션 ‘강철비’(12월20일), CJ E&M이 145억원을 투자한 ‘1987’(12월 말) 등이 주인공이다.

연말 극장가에 초대작이 이처럼 한꺼번에 몰린 것은 이례적이다. ‘신과 함께’와 ‘강철비’는 웹툰이 원작이고 하정우는 ‘신과 함께’와 ‘1987’에 동시에 주연으로 등장한다. 대규모 투자를 한 배급사들은 개봉 한 달을 앞두고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화 ‘신과 함께’
영화 ‘신과 함께’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는 1, 2편을 함께 찍어 1편을 올해 개봉하고, 2편은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같은 촬영과 개봉 방식은 국내 처음이다.

‘신과 함께’는 인간이 죽은 뒤 맞는 저승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영화다. 화재 현장에서 죽은 소방관 자홍(차태현 분)이 저승세계에서 49일 동안 7개의 지옥을 옮겨가며 재판을 받는 이야기다. 저승에 있는 3명의 처사가 자홍을 돕고, 이들이 함께하는 여정에서 여러 비밀이 드러난다. 저승 3처사 역은 배우 하정우와 주지훈, 김향기가 나눠 맡았다. 저승세계와 지옥 장면들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완성해 제작비가 늘었다. 김 감독이 대주주로 있는 덱스터가 CG를 맡아 개봉 직전까지 작업한다.

김 감독은 “원작이 지닌 정수를 놓치지 않으면서 두 시간 남짓한 상영시간에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스토리를 각색했다”며 “판타지의 형식미와 이야기가 조화되도록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선보인 모니터링 시사회에서 호평받아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강철비’(제작 모팩앤알프레드)는 ‘변호인’으로 1000만 관객을 모은 양우석 감독의 야심작이다.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정우성 분)가 내부에서 쿠데타가 발생하자 VIP를 데리고 비밀리에 남한으로 내려온다. 북한 쿠데타 세력이 세계를 상대로 핵전쟁을 벌이겠다고 선전포고하면서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닥친다. 이때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 분)가 엄철우를 만나 해결책을 모색한다.

양 감독은 “북한은 우리에게 적인 동시에 동포여서 냉철하게 바라보기 힘들다”며 “남북관계를 풀어내려면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정우성은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를 용기있게 던진 작품”이라며 “남북간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1987’
영화 ‘1987’
장준환 감독의 ‘1987’은 픽션인 두 작품과 달리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된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 실화 소재 영화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국가 권력과 이에 맞선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윤석은 반공이 곧 애국이란 비뚤어진 신념으로 박종철 사건 은폐를 주도하는 대공수사처장 역할을 해냈다. 여기에 맞서는 양심을 따르는 검사 역에 하정우가 나섰다. 유해진은 민주화 운동가들을 돕는 교도관, 김태리는 87학번 대학 신입생 역을 맡았다.

김윤석은 “내가 연기한 대공수사처장은 어찌 보면 시대가 만들어낸 괴물 같은 사람”이라며 “캐릭터를 단순한 악인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그 빈틈을 메워나가는 작업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