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17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최근까지 미사일 엔진 실험을 수차례 진행했으나 ICBM을 완성하지 못한 단계”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ICBM의 정각(正角) 발사가 성공하려면 미사일이 일단 대기권 밖으로 나가 오래 비행하다 다시 대기권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북한이 이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아직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중단한 배경과 관련해 전방위적 제재와 압박 때문에 경제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미사일 시험발사를 빈번하게 추진해 재정적 여력이 부족해진 점을 들었다. 또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순환 배치가 본격화되면서 김정은이 추가 미사일 도발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관측했다. 국정원은 다만 “북한이 언제든지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할 개연성이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과 관련해선 “현재 의식 불명 상태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대기하며 합동신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 중단과 관련해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조너선 폴락 선임연구원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에 “어떤 답을 내놓아도 추측일 뿐”이라고 전했다. 폴락 연구원은 “미사일을 쏘지 않는 이유는 기술적인 것일 수도 있고, 정치적인 것일 수도 있다”며 “김정은은 유사시 북한을 전멸시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켜보려고 냉각기를 갖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USA투데이는 “미국의 전문가 집단에서도 구체적 예측을 못 내놓는 이유는 북한이 워낙 폐쇄된 사회라 정보 접근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