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40억원 투자해 개발
일본 생활용품박람회서 호평
내년 도쿄법인 세우고 공략
장 대표는 “숙면은 베개에서 나온다”는 집념으로 기존 제품의 기능을 향상시켜 개발한 아임 버전3을 내년 초 국내에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장 대표는 1976년 테이프에 이름을 새겨 가방 등에 붙일 수 있는 테이프 타자기(일명 또각이)를 시장에 내놓았다. 1975년 창업 후 첫 작품이다. 1983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만든 가격표시기는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세계 시장 점유율 약 25%로 8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생산한 가격표시기만 1000만 개가 넘는다.
장 대표는 “가격표시기 제품으로 국내외 시장을 석권하고 부천상공회의소 회장을 10년 동안 지냈다”며 “돈과 명예를 얻었지만 베개 개발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30억원을 투자해 베개 개발에 나섰다. 중국산 가격표시기가 들어와 긴축경영이 요구되던 때였다. 매년 1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기로 하고 베개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개발 약 2년 만인 2015년 11월 ‘아임’을 출시했다. 소비자들은 높낮이 조절 베개를 외면했다. 개당 10만원이 넘는 고가와 엉성한 디자인, 천과 봉제기술의 미흡 등이 원인이었다. 2016년 11월에 10억원을 투자해 버전2를 내놨지만 역시 참패였다. 그는 실패 원인에 대해 체계적인 분석에 들어갔다. 세탁하기 힘든 천연섬유인 모달 대신 기능성 천으로 교체하고, 높이 조절 핸들을 측면에서 뒷면으로 옮겼다. 명품 의류의 봉제기술을 벤치마킹해 베개 박음질에 적용했다. 아임 버전3 개발에 6억원을 더 투자했다.
버전3에 대한 반응은 일본에서 시작됐다. 내년 1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지난 6월 도쿄에서 열린 생활용품 전시회에 출품하자 일본 바이어들로부터 반응이 좋았다. 장 대표는 “일본인은 자신의 목 상태를 측정한 뒤 맞춤형 베개를 구입하는 문화가 있다”며 “바이어들은 1㎜ 단위로 상하좌우 높이가 조절되는 방식에 놀라워했다”고 소개했다.
장 대표는 아임의 세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 특허를 등록했고 유럽·일본에서는 심사 중이다. 해외 진출 첫 국가는 일본으로 삼았다. 장 대표는 “일본 바이어들의 대리점 요청도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내년 도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을 접목시켜 베개 주인의 뒤척임, 숙면도 등 잠자리 상태를 분석하는 기능도 개발하고 있다.
부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