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15일 정기국회 첫 회의를 열고 세법 개정안 심사를 시작한다. 이번 정기국회에선 정부·여당의 증세 법안과 자유한국당의 감세 법안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정기국회 막판까지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증세 법안은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층에 대한 법인세·소득세 인상이 핵심이다. 법인세는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25% 세율을 적용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재 법인세 최고세율은 과표 200억원 초과 구간에 적용되는 22%다. 소득세는 과표 3억원 초과~5억원 이하의 세율을 38%에서 40%로, 5억원 초과 구간의 세율을 40%에서 42%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율 인상, 상속·증여세 신고세액공제 축소, 발전용 유연탄 개별소비세 인상 등도 쟁점 법안이다. 민주당은 이 같은 증세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연간 세수가 5조5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초대기업 법인세 2조7000억원, 초고소득층 소득세 1조800억원, 발전용 유연탄 개별소비세 5700억원 등이다.

한국당은 여당의 증세 법안에 맞서 대규모 감세 법안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여당의 ‘대기업·부자 증세’ 프레임에 대응해 ‘중소기업·서민 감세’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당이 발의한 법인세법 개정안은 과표 2억원 이하 구간의 법인세율은 10%에서 7%로,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구간은 20%에서 18%로 내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당은 또 배기량 2000cc 미만 승용차를 대상으로 유류세를 50% 인하하고 담뱃세를 2015년 2000원 인상하기 전 수준으로 원상복구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한국당은 이 같은 감세 법안이 모두 통과되면 연간 9조9000억원의 감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법인세 2조5600억원, 유류세 6조1200억원, 담뱃세 1조2700억원 등이다. 다만 감세 효과로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가 활성화되면 실제 세수 감소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기본적으로 조세 형평성을 높이고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명목세율 인상에 앞서 감면제도를 정비하고 세원을 넓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