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연합뉴스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48)이 프로야구 역사상 1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KIA는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7-6로 승리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 감독은 지난 7일 “(두산 김재호의) 타구가 높게 떴을 때 느낌이 생각난다. 못 잡을 거라는 불안감은 없었다. 새까만 하늘에 공이 뜬 걸 보고 아무 생각이 안났다. 김민식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자 우승을 실감했다. 그때 이후로 계속 꿈을 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김 감독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김 감독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힘든 시간이 많았지만, 훌륭한 선수와 코치들이 도와준 덕분에 우승 감독이 될 수 있었다. 팬들이 보내주신 성원과 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 덕분에 넘어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완주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 KIA 제8대 감독으로 취임한 김 감독은 3년 계약 마지막 해 대업을 이뤘다. 구단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지 불과 이틀 만에 김 감독과 3년 총액 20억원에 재계약해 예우를 갖췄다. 김 감독은 “우승 바로 다음 날 구단에서 재계약 제안을 해주셨다. 구단에 정말 감사하지만, 동시에 책임감도 느낀다”고 했다.

KIA를 8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은 김 감독의 다음 임무는 창업보다 어렵다는 수성이다. KIA는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듬해인 2010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우승 후유증’을 앓았던 아픈 기억이 있다. 재계약 당시 “더욱 강한 팀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김 감독은 “초심을 잃지 않고 지키는 게 더 어렵다. 실망 안 시키고 준비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부터 함평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이미 오키나와에서는 마무리 훈련에 한창이고, 대표팀에 출전한 선수도 있다. 지금부터 여러 군데서 준비 잘 해나가야 한다. 2018년은 벌써 시작됐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