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신입행원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우리은행을 7일 압수수색했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이날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 수사관 10여 명을 보내 22층에 있는 이광구 우리은행장 사무실과 15층 인사부 사무실 등 20여 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PC나 노트북, 휴대폰 등 각종 저장매체에 남아 있는 디지털 정보를 분석하는 디지털포렌식 수사가 진행돼 이날 오전 9시께 시작된 검찰의 압수수색은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은행장실을 비롯해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무실 10여 곳과 관련자 주거지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며 “인사팀 채용 업무에 부당한 영향력이 개입된 정황이 있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신입행원 공채 때 금융감독원과 국가정보원, 우리은행 VIP고객 및 전·현직 임원들의 자녀와 친인척 등 16명을 특혜 채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지난달 17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016 우리은행 신입행원 공채 추천 현황’ 문건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9일 자체 감찰에 착수한 뒤 남모 부문장, 이모 상무, 권모 본부장 등 관련자 3명을 직위 해제했다. 우리은행 보고를 받은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이 사안을 검찰에 통보했고, 검찰은 이날 우리은행을 압수수색했다.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검찰 수사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차분하게 검찰에 협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장은 지난 2일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행장을 비롯해 관련자들은 앞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우리은행은 보고 있다.

안상미/구은서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