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4천282곳 중 120곳만 시스템 등록
온라인 원아모집 '처음학교로' 반쪽 출발… 사립 참여율 2.8%
올해 전국적으로 시행된 온라인 유치원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사립유치원 참여율이 3%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유치원은 전체 유치원(9천29곳)의 47.4%로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1일 처음학교로를 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내년도 원아모집 요강이 등록된 사립유치원은 총 120곳으로 전국 사립유치원(4천282곳)의 2.8%였다.

뒤늦게 처음학교로에 참여하고자 새로 모집요강을 등록하는 유치원과 등록을 철회하는 유치원이 있어 시간마다 정확한 숫자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사립유치원 대부분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울산·세종·제주 사립유치원은 현재 단 한 곳도 모집요강을 등록하지 않았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입학신청·추첨·등록을 모두 온라인에서 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작년 서울·충북·세종에서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전국으로 확대됐다.

국공립유치원은 100% 처음학교로로 내년도 원아모집을 한다.

학부모들은 이날부터 처음학교로에서 유치원 모집요강을 확인할 수 있다.

저소득층 등 우선 모집 대상자 원서접수는 6∼10일, 일반모집 원서접수는 22∼27일 진행된다.

처음학교로가 자리 잡으면 학부모들이 유치원을 돌아다니며 원서를 내고, 추첨일에 온 가족이 현장에서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없어질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로 시범운영에서 학부모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작년 처음학교로를 이용해본 학부모 417명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88.7%가 기존 유치원 입학절차보다 처음학교로가 편하다는 데 동의했다.

한 아이당 유치원 3곳만 지원할 수 있도록 제한돼 '전쟁' 수준의 입학경쟁을 막을 수 있다는 점도 처음학교로의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사립유치원이 거의 참여하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은 처음학교로를 통해 이뤄지는 국공립유치원 원아모집 일정과 기존 방식으로 진행되는 사립유치원 모집일정을 모두 챙겨야 하는 이중고를 떠안게 됐다.

애초 처음학교로 모집요강 등록기한은 지난달 31일까지였다.

교육부는 우선 모집 대상자 원서접수가 시작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사립유치원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사립유치원 약 4천곳이 가입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처음학교로에 반대하고 있어 참여 확대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최성규 한유총 사무국장은 "학부모에 대한 정부 지원금 차이로 사립유치원 학비부담이 공립유치원보다 높은 상황에서 처음학교로는 공립유치원 쏠림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개별 유치원 참여를 막지는 않겠지만 협회 차원에서는 처음학교로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