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 전시·행사로 '성황'…조형물과 함께 기념촬영도
'촛불 1년' 광화문…시민들 "바뀔 수 있다는 희망 생겨"
"지금 정부가 잘하느냐, 못 하느냐는 평가를 떠나서 촛불집회 이후로 정권이 바뀌었고 그 이후에 한국 정치가 권위주의를 벗어던졌잖아요.그게 참 뿌듯한 것 같아요."

28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대학원생 이모(28)씨는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의 정치참여로 정권을 퇴진시켰다는 것 자체가 한국 정치가 한 단계 발전했다는 방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며 촛불집회가 처음 열린 지 1년이 된 이날 광화문광장은 '촛불 1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행사로 성황을 이뤘고,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지난 1년을 기억했다.

시민들은 광화문광장 곳곳에 설치된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거나, 해치광장에 전시된 '촛불집회 1주년 기념 시민공모 사진전'을 보며 사색에 빠지곤 했다.

직장인 김모(31)씨는 "작년 이맘때쯤 내가 사는 사회가 겨우 이 정도인가 싶어서 촛불이라도 들어야 답답한 마음이 풀릴 듯해 이곳에 자주 왔었다"며 "1년이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니지만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자리 잡아가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는 더 좋아지겠지, 무엇인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촛불의 힘으로 태어난 정부인만큼 문재인 대통령은 민심의 무서움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모(50·여)씨는 "박근혜 정부가 아무리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도 개인이 저항했으면 아무 변화도 없었을 텐데 이렇게 모여서 혁명을 이뤄냈다"며 "그간 잘못된 것들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올해 대학생이 된 금다운(19)양은 "정부가 나서서 적폐를 청산하려는 것 같아 희망적이고 긍정적이지만 대학도 그렇고, 언론도 그렇고 아직 일상적인 민주주의가 확립되지 않은 분야들이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