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파워독서] 악수하면 자동으로 명함 정보 교환되는 '세이크 온' 팔찌
가을 기운이 완연해지면 은근히 기다려지는 책이 있다. KOTRA의 집단지성은 어떤 트렌드를 우리에게 소개할까. KOTRA 주재원들이 매년 펴내는 트렌드서는 세계 최신 트렌드를 듬뿍 담고 있다. 최근 출간된 《2018년 한국이 열광할 트렌드》도 싱싱한 정보들이 들어 있다. 스마트웨어, 퍼스널 피팅, 타임 푸어, 스몰 챌린지, 스페이스 비즈, 플랜테크, 드론의 진화, 디지털 너지, 데이터 예측, 실버봇, 디지털 영생이란 주제로 모두 45개 트렌드가 소개된다.

다시 한번 이 책이 일깨워주는 평범한 진리는 호황이든 불황이든 자본주의는 계속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다는 사실이다. 기회의 등에 올라탈 것인지 아니면 불평불만으로 주저앉을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다. 이 책에 소개된 상품 중 압권은 단연코 콘퍼런스에 참가한 사람들이 악수할 때면 자동으로 명함 정보들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세이크-온’ 팔찌다.

에라스무스경영대에 다니던 바박 헤더라가 버드와이저 프로모션 행사에서 붙잡은 아이디어는 단순히 컵을 부딪치는 것보다 악수를 하면서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었다. 이런 아이디어가 네덜란도 델프트공대의 협업사업으로 등장한 것이 세이크-온이다. 콘퍼런스 참가자들이 남기는 이름, 직위, 전화번호, 이메일 등과 함께 참가자들에게 코드가 주어진다. 서로 악수할 때면 동작 센서가 작동하면서 코드가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되고 그 클라우드에서 상대방 계정으로 그 사람의 개인정보가 전송되는 방식이다.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대규모 비즈니스 행사에서 주목받은 이 신제품이 세계에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잡을지 두고볼 일이다.

우리는 심심찮게 웹이나 광고를 통해 오래전 잃어버린 아이를 찾는 애타는 부모들을 목격하게 된다. 자기 일이 아니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 인간의 심성이다. 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상품은 태국 명문인 줄라롱껀대에서 조경학을 공부하고 뉴욕대에서 인터렉티브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한 젊은이에 의해 시장에 출시됐다. 포모 하우스사가 내놓은 상품은 4세 이상 아이들을 상대로 한 스마트워치 4종이다. 인터넷전화 기능을 장착한 이 상품은 위치추적이 기본 기능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해 주고 부모로부터 15m 이상 벗어나면 그 위치를 금방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조깅용 스마트 양말은 또 어떤가. 미국 센소리아사가 선보인 스마트 양말은 발바닥 부분에 세 개의 전도성 직물이 삽입된 스마트센서가 내장돼 있다. 이 스마트 양말과 발찌처럼 생긴 밴드형 발목장치를 장착하면 사용자가 걷는 속도, 심장박동수 등의 데이터가 종합적으로 수집돼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에 연동된다. 사물인터넷의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다.

책 한 권으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각양각색의 변화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세계에 네트워크를 갖춘 기관만이 내놓을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