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6기의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고, 2038년까지 설계수명이 끝나는 원전 14기의 가동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2022년 11월 수명이 끝나는 월성 1호기는 전력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현 정부 임기 내로 폐쇄 시기를 앞당긴다.

정부는 2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심의·의결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국내 원전은 올해 24기에서 2022년 28기로 늘었다가 2031년 18기, 2038년 14기로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신고리원전 5·6호기의 설계수명이 다하는 2082년에 ‘원전 제로’ 시대를 연다는 게 정부 목표다.

건설계획이 취소되는 원전 6기는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건설 장소가 정해지지 않은 2기 등이다. 설계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힌 노후 원전은 고리 2~4호기, 월성 2~4호기, 한빛 1~4호기, 한울 1~4호기 등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탈(脫)원전은 대선 공약”이라며 “국민 대다수가 탈원전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신규 원전 백지화와 노후 원전 조기 폐쇄에 따른 비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국회 한국수력원자력 국정감사에서는 백지화 대상에 포함된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 건설 취소로 1조원가량의 매몰비용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태훈/고경봉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