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5년 만에 만도CEO 컴백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사진)이 5년 만에 주력 계열사인 자동차 부품회사 만도의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했다. 건설회사 한라의 정상화에 주력해온 정 회장은 앞으로 두 회사 CEO를 겸임하며 성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한라그룹은 24일 이런 내용의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정 회장은 “미래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만도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그룹 중심 축인 만도의 CEO로서 자동차부문을 일선에서 직접 챙길 예정이다. 그는 “만도는 자동차 안전 관련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며 이는 기술 없이 이룰 수 없다”며 “미래를 위한 기술 토양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도의 지난해 매출은 5조8663억원으로 한라그룹 전체 매출(약 9조원)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정 회장은 2012년 10월 만도 대표에서 물러난 뒤 등기이사 지위만 유지해왔다. 대규모 미분양 등으로 실적이 나빠지던 한라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한라는 2012년부터 4년간 9660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냈고 지난해 10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2조원 규모의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 개발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한 결과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선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신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만도는 주력 제품인 조향·현가·제동장치와 각종 센서 기술을 조합한 자율주행 기술에서 국내 부품사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라그룹은 전문경영인으로서 만도를 이끌어온 성일모 대표이사 수석사장을 그룹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의 CEO로 선임했다.

또 김준범 한라홀딩스 전무(홍보실장), 박태규 만도 전무(조향사업부 본부장), 김동규 한라 전무(그룹 비서실장)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