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모바일 부동산 앱(응용프로그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에 있던 모바일 앱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을 확대 개편해 매물 검색에서 대출 신청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타깃은 네이버 부동산을 비롯해 직방·다방 등 부동산 O2O(online to offline) 업체들이 선점한 부동산 거래 시장이다. 국민은행 측은 부동산 거래에 대출 서비스 등을 연계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KB부동산 리브온’ 브랜드 론칭 기념식을 열었다. 왼쪽 네 번째부터 광고모델 서장훈 씨, 윤종규 KB금융 회장, 윤성희 마포박사공인중개사대표, 허인 국민은행장 내정자.  /국민은행 제공
국민은행이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KB부동산 리브온’ 브랜드 론칭 기념식을 열었다. 왼쪽 네 번째부터 광고모델 서장훈 씨, 윤종규 KB금융 회장, 윤성희 마포박사공인중개사대표, 허인 국민은행장 내정자. /국민은행 제공
◆매물 검색·대출 한 번에

국민은행은 기존 모바일 앱인 ‘리브온’을 이 같은 내용으로 확대 개편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앱은 ‘부동산 검색’과 ‘금융서비스 이용’이라는 두 축으로 이뤄졌다. 앱 사용자는 우선 리브온을 통해 아파트, 빌라와 같은 부동산 매물과 시세를 조회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리브온으로 대출 한도 및 금리를 조회하거나 주택담보대출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앱에서 대출신청 메뉴를 누르면 곧바로 ‘KB스타뱅킹’ 앱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실시간 금융상담을 위해 리브온 이용자 전용 콜센터도 마련했다. 원하는 부동산 매물의 조건을 설정해 놓으면 스마트폰알림 기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매물 정보를 알 수 있다.

신혼부부 및 예비부부 특성에 맞춘 부동산, 금융정보를 모아 놓은 ‘신혼부부전용관’도 마련했다. 예산과 조건을 설정해 주택을 검색할 수 있는 ‘신혼집 찾기’ 기능이 있다. 부족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대출 관련 정보도 담았다.

◆부동산 중개업소 수수료 무료

국민은행의 이번 서비스는 사실상 네이버 부동산과 직방·다방 등 부동산 전문 O2O 기업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국민은행은 주택은행 시절부터 부동산 금융에 전통 강자로 불렸다. 하지만 부동산 거래시장이 최근 모바일로 매물을 검색한 다음 부동산 매매를 하는 방식으로 재편되는 데 위협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 시장의 길목을 지켜야 관련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부동산 중개업소가 내는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했다. 부동산 컨설팅 서비스는 제외다.

‘부동산 중개업소 전용관’을 이용하면 부동산들이 매물을 등록할 수 있다. 배너광고도 무료다. 네이버와 직방 등은 중개업소로부터 매물 한 건당 최소 1500원의 가격에 패키지 또는 월간 계약으로 적지 않은 수수료를 받는다. 여기에 매물을 눈에 띄는 위치에 올리기 위한 ‘상위 등록 광고비’ 등 추가 부담도 있다.

국민은행 다른 관계자는 “2012년 부동산 매입부터 관리·처분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해주는 ‘KB부동산 알리지’ 서비스를 내놨다가 전국 공인중개사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선 것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이날 리브온 론칭 행사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 내정자 등이 참석했다. 윤 회장은 이 자리에서 “부동산 중개업소와 금융기관 등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부동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