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영화 <하트스톤>, <톰 오브 핀란드>, <러브송>, <차벨라>, <더 운드>, <드림보트> 스틸컷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영화 <하트스톤>, <톰 오브 핀란드>, <러브송>, <차벨라>, <더 운드>, <드림보트> 스틸컷
성소수자의 사랑과 인생을 그린 영화를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2017 서울프라이드영화제(SPFF)가 다음달 막을 올린다.

오는 11월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리는 이 영화제에는 전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하거나 초청을 받아 작품성과 화제성을 두루 지니고 있는 작품을 엄선하여 상영하는 만큼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월드 프라이드 섹션에서 주목해야 할 첫 번째 작품은 단연 핀란드 퀴어영화 '톰 오브 핀란드'다. 핀란드의 전설적인 아티스트 토우코 락소넨이 2차 세계대전에서 복무한 시절부터 예술가로 성공하기까지 그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다.

‘토우코 락소넨’은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게이 포르노그래픽 이미지 '톰 오브 핀란드'를 창조해낸 인물로 하위 문화로만 취급 받던 게이 포르노를 당당히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 예술가이다.

베니스국제영화제 퀴어라이온상에 빛나는 아이슬란드 영화 '하트스톤' 역시 눈여겨 볼 만 하다. 영화는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는 단계에서 미묘하게 사랑과 우정 사이를 넘나 드는 청소년 남자아이들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담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선댄스영화제 화제작들을 만날 수 있다. 올해 선댄스영화제 최고 화제작 중 하나인 '비치 래츠'뿐만 아니라, 전설적인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 손녀로 유명한 배우 라일리 코프 주연작 '러브송' 역시 선보일 예정이다.

1년에 단 한 번 서울프라이드영화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해 최고의 다큐멘터리 작품들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멕시코의 전설적인 여가수 차벨라 바르가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룬 다큐멘터리 '차벨라', 세계 최고의 다큐멘터리 영화제 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모두 초청된 우간다 트랜스젠더 여성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영화 '더 펄 오브 아프리카'가 상영된다.

또 탑승객 전원이 남성 동성애자인 초호화 게이크루즈의 씁쓸한 이면을 담아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작품 '드림보트' 등 타 영화제에서 결코 볼 수 없는 퀴어 다큐멘터리 수작이 즐비하다.

이 외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턴케이프 주의 어느 산지에서 10대 소년들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야만적인 할례 과정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충돌을 다룬 영화 '더 운드'는 아프리카 영화 특유의 야성을 보여준다.

종교, 인종,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사회적 지위 등이 모두 제 각각인 네 사람이 한 아파트에서 공동체를 이뤄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 몬트리올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더 콘스티튜션', 90년대 ‘뉴웨이브 퀴어시네마’를 대표하는 영화감독 ‘그렉 아라키’의 대표작이자 배우 ‘조셉 고든 레빗’의 10대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 '미스테리어스 스킨'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다.

서울프라이드영화제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대중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퀴어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함으로써, 한국 사회에서 잘 드러나지 않은 성소수자의 존재와 인권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국내 퀴어영화 제작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온 서울프라이드영화제(SPFF)가 오는 11월 2일(목)부터 8일(수)까지 총 7일간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개최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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