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발생해 31명이 사망하고 실종자 수도 수백 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한 부부가 수영장서 6시간을 견뎌 목숨을 건진 사실이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 샌터로사의 주택에 살고 있던 존 파스코(70)와 부인 잔(65)은 지난 8일 나무타는 연기 냄새를 맡고 산불이 난 것을 어렴풋이 알아챘다.

이들은 처음에는 10월 건조기에 소소한 산불이 잦았고 당국의 대피 명령이 없어 그냥 침실로 들었다.

몇시간 후 새벽 딸로부터 대피하라는 전화를 받고 부부는 서둘러 자동차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대피로는 이미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던 노부부는 911에 전화를 걸었고 "안전한 곳으로 가야 한다"는 접수원의 말에 "이웃집 수영장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부부는 집이 타들어 가는 것을 지켜보며 수영장으로 뛰어들고 잠수했다. 숨을 쉴 수 없는 지경이 되면 티셔츠로 얼굴을 가리고 수면 위로 나와 숨을 쉰 뒤 다시 잠수하기를 계속했다.

6시간이 지난 후 날이 밝고 불길이 잦아들자 이들 부부는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판단해 수영장 밖으로 나와 딸을 만나 생존의 기쁨을 누렸다.

이번 산불로 가옥과 상가 3500채가 불에 탔고 실종자 수도 수 백 명에 달한다. 화재 닷새째인 13일 오후 여전히 2만 여 명이 대피소에 남아 있다. 여전히 불길은 잡히지 않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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