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GM 3사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 최종식 쌍용차 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GM 3사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 최종식 쌍용차 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3사가 '내수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에 이어 지난 6년간 변함없이 3위 자리를 지키던 쉐보레가 지난달 쌍용차에 순위가 밀렸다. 내수 3위는 르노삼성의 박동훈 사장이 부임한 뒤 2018년에는 반드시 달성한다고 대외적으로 선언한 사업 목표여서 앞으로 3개 업체 간 격한 싸움이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2002년 대우자동차가 글로벌GM에 인수된 이후 한국GM이 지난달 쌍용차보다 국내 판매가 적은 것은 월별로 보면 거의 10년 만에 벌어졌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10년 르노삼성이 내수 3위에 오르면서 GM대우 시절의 한국GM을 제친 이후 2011년부터는 줄곧 쉐보레가 3위 자리를 지켜왔다.

쉐보레는 경차 스파크, 경상용차 다마스·라보 등을 비롯해 르노삼성·쌍용차보다 판매 차종이 많아 그동안 한국GM의 내수 3위는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올 초 야심차게 선보였던 신형 크루즈가 극도로 부진한 데다 'GM 철수설'마저 나돌아 소비자들이 점점 쉐보레 차량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게 순위 싸움을 혼전 양상으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달 쉐보레가 판매한 내수 8991대는 2012년 1월(8041대 판매) 이후 최저치다.

4분기부터 완성차 내수 3위 자리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완성차 3사의 판매 격차가 적어 어느 누구도 '붙박이 3위'를 안심할 수 없어서다. 지난달 쌍용차는 9465대, 한국GM은 8991대, 르노삼성은 7362대를 각각 팔았다.

쌍용차는 쉐보레와 르노삼성이 부진한 틈을 타고 지난달 5000대 이상 팔린 티볼리를 앞세워 순위 싸움을 흥미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코란도스포츠 후속 모델(개발코드명 Q200)이 가세하면 내수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내수 4위였다가 올들어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르노삼성은 중형 세단 SM6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 2개 모델의 의존도가 높다. 주력 모델 SM6 판매량이 월 3000대 밑으로 떨어진 만큼 앞으로의 내수 싸움에 고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올해 출시를 계획한 클리오도 판매가 지연되면서 4분기에 내수 3위로 도약할 수 있는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쉐보레는 경차 스파크를 비롯해 다양한 세단 라인업을 갖고 있다"며 "쌍용차나 르노삼성이 내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