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대주주 격인 유승민·김무성 의원이 지난 9일 저녁 회동을 가졌지만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여부를 놓고 이견만 확인한 채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13일로 예정된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한 유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자강파인 반면 김 의원은 통합파로 분류된다.

유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 정병국 전 대표, 주호영 원내대표 등과 2시간 30여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며 전날 회동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통합의 명분과 이유 등에 있어서 (김 의원과 제) 생각이 워낙 거리가 있어서 특별한 합의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대표와 저는 한국당이 변화한 것이 없기 때문에 지금 통합은 어렵다는 의견”이라며 “김 의원은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이뤄내면 통합 명분이 상당히 있다고 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날 자강파인 박인숙 의원도 전당대회(당원대표자회의)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지난달 출마의사를 밝힌 하태경 의원을 포함 현재까지 모두 자강파 의원들만 당권 도전에 나선 셈이다.

이 때문에 통합파의 목소리가 당내에서 반영되기 어려워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소속 3선 의원들이 추진 중인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도 예정된 날짜인 11일에 출범하지 못했다. 통합파들은 전대 이전에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를 매듭짓기를 바라고 있다. 유 의원은 “전대는 20명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합의한 것”이라며 “어떤 경우리도 우리가 약속한 대로 치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통합파 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득노력도 계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추석 다음날부터 탈당 후 한국당으로 갈 지도 모른다고 알려진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고 있다”며 “일부는 설득하기도 하고 설득이 잘 안된 분도 있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