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영옥 메사코사 대표 "백운산에 퍼지는 허브 향기, 세계에 알릴 것"
전남 광양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례군 방향으로 자동차로 30분 달리면 봉강면 조령리에 있는 하조마을이 나온다. 인근 백운산(해발 1218m)이 둘러싼 마을 중앙에는 조령천과 성불계곡이 만나 여름철 피서객이 몰린다. 맑은 날 밤이면 별과 함께 반딧불이 군무를 볼 수 있는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산촌마을이다.

복영옥 메사코사 대표(57·사진)가 운영하는 아로마테라피 체험관(200㎡)은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백운산 자락에 있다. 복 대표는 2014년 이곳에 정착했다. 노후 준비를 남의 일처럼 여긴 복 대표는 2012년 어느 날 TV 드라마를 보다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재수 없어서 90세까지 살면 뭐 먹고 살지’라고 말하는 드라마 대사에서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어 2년간 산촌 정착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복영옥 메사코사 대표 "백운산에 퍼지는 허브 향기, 세계에 알릴 것"
자매들 도움이 컸다. 복 대표는 “2006년부터 언니 동생 등 세 자매가 하조마을에 귀산촌해 생활했다”며 “지금은 네 자매가 임야 13만2231㎡를 공동으로 매입해 집을 짓고 각자 노후를 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 여의도에서 유명한 아로마테라피 강사로 활동한 복 대표는 2000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필머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산업인력기술개발 단체인 아이텍(ITEC)에서 국내 첫 아로마테라피 자격증을 받았다. 2007년 귀국한 복 대표는 허브 상품을 유통하는 메사코사라는 회사를 차렸다. 아로마테라피 공부도 다시 시작해 중앙대에서 석사학위(2010년), 원광대에서 박사학위(2017년)를 취득했다.

복 대표는 2015년 아로마테라피 체험관을 완공했다. 강의실 두 곳에 전 세계 아로마 관련 기자재 100여 개를 전시해 놨다. 산림청 산하 한국임업진흥원으로부터 산촌생태마을 6차 산업 대상자에 선정돼 받은 지원금으로 허브정원도 꾸몄다. 이곳에서 아로마 마사지, 허브향초 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지난해 1500여 명이 다녀가며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복 대표는 체험관 사업과 함께 허브상품 수출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복 대표는 “앞으로 3년 내 서양 식물보다 우수한 우리 약초를 활용한 허브상품을 만들어 전 세계에 수출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광양=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