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진 연정 셈법… '자메이카 3당' 힘 합치나
독일 총선에서 승리한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이 군소정당 두 곳과 이른바 ‘자메이카 연정’을 구성해야 할 처지가 됐다고 25일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대상 정당은 친기업 성향 자유민주당과 녹색당이다. 기독민주당의 상징색이 검은색인데 자유민주당(노란색)과 녹색당의 색깔을 합하면 마치 자메이카 국기처럼 보여 이런 별칭이 붙었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양당제 성향이 강한 나라다. 1957년 이후 열린 연방정부 총선에서 대체로 상위 2개 당이 80% 안팎의 표를 얻었다. 하지만 지난 24일 총선 결과는 달랐다. 기민·기사당 연합을 한 개 정당으로 계산할 경우 원내 진출 정당은 이번 총선을 통해 4개에서 6개로 늘었다.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과 자민당이 의원 배출에 성공한 결과다.

승리자인 기민·기사당 연합의 득표율(33.0%)이 높지 않아 내각 구성 요건인 50%를 맞출 수 있는 추가 연정 대상을 찾아야 한다. 2위를 차지한 좌파계열 사회민주당(20.5%)과 손잡을 수 있다면 깔끔하겠지만 사민당이 “야당으로 남겠다”고 선언한 탓에 이는 불가능하다. 극우 성향 AfD와는 함께할 수 없다고 공언한 기민당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남은 군소정당 세 곳 중 최소 두 곳과 연정을 이루는 것뿐이다. 사민당과 더 가까운 좌파당을 제외하면 자민당과 녹색당이 남는다.

내각 구성을 둘러싸고 끊임없는 줄다리기와 복잡한 정치적 타협이 필수다. 기민당은 주 정부 선거에서 두 당 모두와 손잡은 적이 있긴 하지만 단 두 차례뿐이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연방정부의 내각 구성 문제는 주 정부보다 훨씬 복잡한 데다 각 정당이 내달 15일 치러지는 니더작센주 선거 후에나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독일 연방정부 구성이 올 12월이나 내년 1월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