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수다’ 최경주(왼쪽부터)와 김형성, 양용은이 2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 1라운드 2번홀에서 걸어가며 얘기하고 있다.  KPGA  제공
‘별들의 수다’ 최경주(왼쪽부터)와 김형성, 양용은이 2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 1라운드 2번홀에서 걸어가며 얘기하고 있다. KPGA 제공
‘해외 투어 12승 포함 통산 28승 vs 해외 투어 8승 포함 통산 11승.’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파72·7366야드)에서 21일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제네시스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는 평일임에도 많은 갤러리로 북적였다. 한국 골프를 대표하는 두 골퍼인 최경주(47·SK텔레콤)와 양용은(45)이 한 조로 묶여 경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두 선수가 국내 대회에서 만난 건 8년 만이다.

두 골퍼는 초반부터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을 벌였다. 이들의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갔다. 오랜만에 ‘코리안 탱크’와 ‘호랑이 사냥꾼’의 샷 대결을 관람한 갤러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뚝심 vs 노련…‘용호상박’

양용은이 선공에 나섰다. 2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것. 최경주도 다음 3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즉각 응사했다. 위기는 최경주에게 먼저 찾아왔다. 430m짜리 6번홀(파4)에서 친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러프로 크게 벗어났다. 그는 언플레이볼을 선언한 뒤 공을 드롭해 세 번째 샷을 했다. 공은 그린 뒤쪽 벙커 턱으로 날아갔고, 짧은 보기 퍼트까지 놓치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6번홀은 굴곡이 심한 페어웨이와 포대 그린 등 공략이 어려운 홀로 꼽힌다. 양용은은 이 홀에서 차분하게 전진해 파를 잡으며 2타 앞서갔다.

최경주의 뚝심은 7번홀(파5)에서 다시 한 번 빛났다. 송곳 같은 세 번째 웨지 샷으로 그린 홀 옆 한 발 거리에 공을 올린 뒤 버디를 뽑아냈다. 215m짜리 8번홀(파3)에선 양용은의 노련한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우드를 잡은 양용은의 티샷이 그린을 크게 벗어나 뒤편 러프로 향했다. 그는 웨지를 잡고 공을 핀 옆 6.6m 거리에 올려놨고 파퍼팅에 성공하면서 스코어를 방어했다.

험난했던 후반홀

양용은은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불안정한 샷을 보였다. 그는 9번홀(파4), 11번홀(파4), 14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타수를 잃었다. 7번홀 버디 이후 파 행진을 한 최경주는 기다림 끝에 15번홀(파5)에서 다시 한 번 버디를 잡으며 언더파 행렬(1언더파)에 진입했다. 문제는 두 번째로 난도가 높은 16번홀(파4)이었다. 짧은 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기록한 것. 최경주는 다음 17번홀(파3)에서도 연속 보기를 범했다.

양용은은 16번홀 두 번째 샷을 컵 옆에 붙여 버디를 잡아내며 타수를 줄였다. 두 선수는 나란히 1오버파 스코어카드를 들고 18번홀(파5)로 들어섰다. 마지막 홀에서 최경주는 파를, 양용은은 보기를 기록하며 홀아웃했다. 최경주는 1오버파 73타, 양용은은 이븐파 72타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선두는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낸 김승혁(31)이 차지했다. 8언더파 64타는 이 대회장의 코스레코드다. 이전 기록은 6언더파 66타였다.

인천=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