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5일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또다시 발사하자 일본에선 요격을 시도하지 못한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북한의 도발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 호언과 달리 미사일 궤적만 바라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전날 히라이 신지 돗토리현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일본 영토 쪽으로 발사할 경우 “요격을 포함해 대응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불과 하루도 안 돼 허언이 되면서 체면을 크게 구겼다.

일본이 북한 미사일 요격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것은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한계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해상자위대 소속 이지스함에 탑재한 해상 배치형 요격미사일(SM-3, 최고고도 500㎞)과 방위성 등 주요 시설에 설치된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 최고고도 10㎞)의 2단계 방어시스템을 구축해놨다.

그러나 이날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최고고도는 약 770㎞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SM-3로는 요격이 불가능했다. PAC-3는 낙하단계 미사일만 요격하는 미사일이다.

일본 전체로 보면 미사일 공격에 무방비 상태인 지역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이 지나간 홋카이도만 해도 PAC-3 2기만으로는 도 전체를 방어하기가 역부족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