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를 선정하고 시장분석 및 전망 등을 담은 정식 보고서를 지난 12일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내놓았다. 그동안 증권업계에선 간헐적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분석 보고서가 나오긴 했지만 증권사가 정기 발간을 목표로 정식 보고서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NH투자증권에서 파생상품을 담당하고 있는 박녹선 연구원이 가상화폐 분야도 함께 맡는다. 박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가상화폐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해 분석하면서 “가상화폐가 안전자산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정치적 리스크 등이 발생했을 때 비트코인의 수요는 증가하고 가격은 상승했다”며 “완벽하지는 않지만 통화로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전담 애널리스트를 두고 가상화폐 관련 보고서 발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는 이유는 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가상화폐는 총 108개로, 이들의 시가총액은 1668억달러(약 188조원·9월2일 기준)에 달한다.

한국도 가상화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19일에는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의 거래 금액이 코스닥시장 거래 금액을 추월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이 제도권을 위협할 정도로 커졌다.

황수영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들은 정부 등 제3자가 임의로 폐쇄할 수 없다”며 “정규 규제 등으로 인해 성장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은 있지만, 성장 자체가 멈추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