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할 때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포함하지 않는 현행 제도에서는 고액 연봉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더 많이 본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강식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주최한 ‘최저임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기업 8곳의 신입사원 연간 임금총액(초과급여 제외)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근로자가 1000명을 웃도는 대기업의 올해 신입사원 임금총액은 평균 3940만원이지만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임금(기본급과 최저임금 해당 수당)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890만원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대신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정기상여금과 변동상여금, 각종 수당이 2050만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시급)이 2020년 1만원까지 올라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기본급이 인상되면 연동되는 상여금과 수당 등도 같이 올라 이 회사 신입사원 연봉은 6110만원까지 치솟게 된다.

반면 상여금과 성과급, 연장 근로수당 등 없이 기본급으로 연봉 1600만원만 받는 저임금 근로자는 2020년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올라도 연봉은 2500여만원으로 900만원 오르는 데 그친다.

김 교수는 “사업 여건과 지급능력, 생산성 등에 차이가 있음에도 하나의 최저임금을 모든 기업에 똑같이 적용하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