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사진)은 8일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이 핵 무력 고도화 목표를 완성한 이후의 협상 국면을 염두에 두고 일련의 도발을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통일부 출입기자단 오찬에서 “북한이 가깝게는 내일 9·9절(정권수립일)에 또다시 미사일 발사 실험이라든가 여러 도발을 당분간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는 북한이 완전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무기를 탑재하는 상황까지 가지 않게 해야겠다는 정책 목표 아래 모든 방법을 강구해 나간다는 입장”이라며 “현 시점에서 대화를 추진하고 북에 얘기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조 장관은 “지금 상황이 현 정부가 출범했을 때보다 더 심각하고 어려워졌다”며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이 실감할 강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 어떻게든 협상장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노력을 하고 있고, 그런 제재와 압박을 국제사회와 공조해서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도출하도록 노력한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다만 “반드시 평화적인 방법으로 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외교적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평화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병행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에 북한을 참가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이 정권수립일인 9·9절을 맞아 ICBM 등 전략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통해 수소폭탄의 탄도미사일 탑재 능력을 주장한 만큼 이번에 미국을 겨냥한 ICBM급 ‘화성-14’형 시험 발사 등을 통해 핵투발 수단을 확보했다는 점을 과시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한편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평화포럼에서 “북한이 2020년이면 최대 134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최대 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이 핵물질을 전량 무기화한다고 가정하고 예상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46개의 증폭핵분열탄과 최대 88개의 일반 원자탄(핵분열탄)을 보유할 수 있다고 정 위원은 분석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