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오전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한국과 일본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탔고, 금 달러 엔화 등 안전자산 가격은 올랐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개장과 함께 급락했다. 오전 11시께 1.58% 내린 2232.85까지 낙폭을 키웠다. 오후 들어 연기금과 투신권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덕에 하락폭을 줄이면서 0.23% 떨어진 2364.74로 장을 마쳤다.

일본 도쿄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닛케이225지수는 개장 직후 19,280.02까지 떨어졌다. 지난 5월1일 이후 넉 달 만에 찍은 장중 최저치였다.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며 0.45% 떨어진 19,362.55로 마감했다.

미국에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진 것은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직후였다. 이 여파로 2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다우지수 선물과 S&P500지수 선물은 시간외거래에서 0.4~0.5% 하락세를 보이며 악재를 반영하는 모습이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지기 전 0.35% 오른 11.32로 마감했지만 이후 시간외거래에서는 8% 이상 치솟았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이날 장중 18.31% 급등했다가 5.13% 오른 13.72로 마감했다.

안전자산에는 뭉칫돈이 몰렸다. 이날 외환시장에선 달러가 강세였다. 원·달러 환율은 6원30전 오른 1126원40전에 마감했다. 엔화는 장중 달러당 108.82엔에 거래돼 약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가격은 장중 0.5% 이상 오른 온스당 1327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에릭 옴스비 알코스타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떻게 나올지 걱정하고 있다”며 “북한의 재도발을 부를 만한 행동을 한다면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한 리스크에 눌린 코스피지수가 2300선에서 답답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김현석/도쿄=김동욱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