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걷기 좋은 거리'로 바뀐다
오는 12월 서울 종로에도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된다. 왕복 8차선 도로는 6차선으로 줄이면서 양쪽 보행로는 두 배가량으로 넓힌다. 승용차 중심의 종로통이 대중교통과 보행자 중심으로 확 바뀌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 및 도로공간 재편 사업’ 계획을 28일 발표했다.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흥인지문 교차로까지 2.8㎞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해 서울의 동서축(망우·왕산로~경인·마포로)을 중앙버스전용차로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지난 4월에는 새문안로 서대문역 사거리~세종대로 사거리(1.2㎞) 구간이 개통됐다.

종로 '걷기 좋은 거리'로 바뀐다
우선 광화문~종로4가 구간의 보행로 폭이 최대 10.1m까지 넓어진다. 왕복 8차선을 6차선으로 줄이면서 양끝 2개 차선을 보행공간으로 조성한다. 버스 중앙차선을 제외하면 차도는 왕복 4차선만 남게 된다. 지하철 환기구 등 보행 지장물은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마감재를 개선해 보행 환경을 개선한다.

종로구청 입구 교차로의 ‘ㄷ’자 횡단보도는 ‘ㅁ’자 형태로 바뀐다. 보행신호 한번에 어느 방향으로든 갈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6개 횡단보도를 추가로 설치한다. 연말부터는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동묘 앞까지 약 120m 간격으로 총 24개의 횡단보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자전거 전용도로도 개설한다. 인도의 가장자리에 설치할지, 차도에 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전용도로를 만들지, 차선 일부를 활용하는 전용차로로 할지 경찰청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새로 생기는 중앙버스정류소 15개 중 양끝을 제외한 13개는 세계 최초로 이동형으로 짓는다. 부처님오신날 연등행사 등 필요할 경우 정류소를 도로 끝으로 옮겨 종로 거리를 완전히 비우고 각종 행사를 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구상이다. 다만 연간 행사 횟수가 적은 점을 고려하면 고정식(정류소당 3억원)에 비해 약 2억원 비싼 이동형 정류소의 효용성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여장권 서울시 보행친화기획관은 “중앙버스차로가 생기면 버스 통행 속도가 시속 13.5㎞에서 17.7㎞로 31%가량 향상될 것”이라며 “종로가 보행 친화 공간으로 거듭나면 상권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