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내 스마트폰, 어디로 사라졌을까
장물 휴대폰을 조직적으로 중국에 밀반출한 일당 10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주운 휴대폰을 죄의식 없이 판 택시기사 등 평범한 사람들이 무더기로 전과자가 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분실·도난된 휴대폰을 사들여 중국으로 빼돌린 혐의(장물취득 등)로 총책 홍모씨(38)와 매입책 조모씨(35) 등 12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또한 휴대폰을 훔쳐 이들에게 팔아넘긴 소매치기 일당 8명과 분실 휴대폰 등을 넘긴 택시 운전기사, 술집 종업원 등 80명도 절도 및 점유이탈물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홍씨 등 매입책은 2015년 7월부터 올 3월까지 시가 4억4951만원 상당의 장물 휴대폰 531대를 중국으로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소매치기범 전모씨(44)와 택시기사 박모씨(48) 등은 훔치거나 주운 휴대폰을 평균 10만원에 홍씨 등에게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 유흥가와 지하철역 등에서 소매치기 부축빼기 등의 방법으로 훔치거나 만취한 택시 손님이 두고 간 휴대폰이 헐값에 매입책에게 흘러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휴대폰을 사들인 매입책은 수수료로 5만원을 붙여 중간 매입책에게 팔았다. 중간 매입책은 이를 총책에게, 총책은 이를 다시 중국에 넘기는 방식으로 장물 휴대폰을 밀반출했다. 총책 홍씨는 주로 중국 모바일 메신저인 웨이신(微信·위챗)으로 현지 판매업자와 연락을 주고받았고, 인천항 부두에서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을 만나 휴대폰을 넘겼다.

이 같은 장물 휴대폰 해외 밀반출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적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1∼2015년 휴대폰 분실 건수는 568만3000여 대에 달했다. 연평균 113만6000여 대씩 없어진 셈이다. 반면 우체국·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 휴대폰 습득 신고가 들어와 기기를 되찾은 사례는 분실 건수의 약 3.4%인 연평균 3만8300여 건에 불과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