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떠난 고객 모셔와라" 틈새 찾는 유통업계
올해 상반기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출은 거의 늘지 않았다. 적자를 내는 점포가 계속 늘고 있다. 소비자들이 빠르게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몰 서비스 확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GS리테일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잠자는 새벽 시간에 전날 주문받은 먹거리 배송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은 온라인에서 잘 알려진 100여 개 브랜드에 전국 15개 점포의 일부 공간을 이례적으로 내줬다. 떠나는 소비자를 붙들고,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기 위한 시도들이다.

GS리테일, 1~2인 가구 겨냥, 식품 새벽배송

"매장 떠난 고객 모셔와라" 틈새 찾는 유통업계
‘저녁에 주문받은 먹거리를 다음날 새벽에 배달하면 어떨까.’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수퍼마켓이 자체 온라인 쇼핑몰 GS프레쉬를 통해 새벽 배송 서비스(사진)를 시작했다. 무시할 수 없는 소비계층인 1~2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를 겨냥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가운데 새벽 배송에 나선 곳은 GS리테일이 처음이다.

소비자들이 GS프레쉬 내의 새벽배송몰에서 오후 10시까지 주문한 상품은 다음날 새벽 1시에서 아침 7시 사이에 주문 고객의 집 문 앞으로 배달된다.

상품은 GS리테일의 서울·경기지역에 있는 온라인전용 물류센터 5곳에서 나간다. 배송이 끝나면 물품 사진이 포함된 문자가 고객에게 전송된다. 3만원 이상이면 무료 배송, 주문 금액이 3만원 이하면 2500원을 배송비로 부담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수경재배 채소로 만든 샐러드, 제과 명장 홍종흔 베이커리의 빵, 간편조리식품과 완전조리식품, 각종 과일 등 5000여 종류의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지금은 서울 강서·양천·구로·영등포·관악·동작·금천·서초·강남·용산·강동·송파구와 경기 부천·광명·시흥·분당에서 새벽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GS리테일은 단계적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고양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은 새벽 배송 서비스에 맞춰 1~2인 가구에 적합한 간편식 브랜드 ‘더 반찬’ ‘프렙박스’ 등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전용상품도 준비했다. 먹거리뿐 아니라 튀는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텐바이텐(10×10)의 생활용품, 패션, 뷰티 제품, 유아용품, 반려동물 관련 제품 등도 주문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SNS 입소문 브랜드에 매장 내줘

"매장 떠난 고객 모셔와라" 틈새 찾는 유통업계
다양한 식물 패턴으로 디자인한 원단과 가방 소품 등을 판매하는 ‘바스큘럼’, 강원 일대 나무를 작가가 직접 수집해 원목도마 빵도마 플레이트 등으로 제작하는 ‘은곡도마’, 유럽 아동복 브랜드 편집숍 ‘리우인 서울’. 요즘 온라인에서 인기를 끄는 브랜드들이다. 이들 브랜드가 24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서 소비자들을 만난다.

현대백화점은 이 기간 백화점에 입점하진 않았지만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주목받고 있는 100여 개 신진 브랜드에 전국 15개 점포의 매장을 내주기로 했다.

행사명은 ‘팝업쇼’. 백화점에서 본 적이 없는 새 브랜드를 고객에게 선보인다는 의미에서 튀어 오른다는 뜻의 ‘팝업’과 구경거리라는 의미의 ‘쇼’를 결합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바스큘럼과 은곡도마, 리우인 서울 이외에도 여성 캐주얼 브랜드 ‘에이센치’, 수제화 브랜드 ‘퀸즈아움’, 액세서리 브랜드 ‘피버리쉬&루키스타’(사진) 등이 참여한다. SNS 팔로어 수가 7만 명에 달하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마드모아젤’은 백화점 매장에 처음으로 팝업스토어를 연다.

대표적 오프라인 유통업태인 백화점이 온라인에서 ‘잘나가는’ 브랜드에 대규모로 매장을 내준 건 이례적이다.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어떻게든 고객을 모으려는 노력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객은 다양한 브랜드를 직접 만날 수 있고, 신진 브랜드는 판로를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팝업쇼에 소개되는 브랜드 가운데 매출이나 고객의 반응이 좋은 브랜드에는 정식 입점을 타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