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형 소장 "코리안드림 지켜줘야 우리도 발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국 정착 외국인 돕는 박미형 유엔 IOM 한국대표부 사무소장
한국, 난민 수용 28개국 중 하나
"이주 노동자 인권 매우 열악…난민도 열린 마음으로 봐야"
한국, 난민 수용 28개국 중 하나
"이주 노동자 인권 매우 열악…난민도 열린 마음으로 봐야"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한국에 로망을 갖고 있다고 해도, 자기 나라 버리고 오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아요. 난민도 똑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박미형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사무소장(사진)은 “자기 나라의 보호를 받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모국을 떠난 사람이 난민”이라며 “한국도 국제사회 일원으로 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IOM은 세계 166개국이 가입한 국제기구다. 2차 세계대전으로 발생한 유럽 난민의 재정착을 돕기 위해 1951년 창설됐다. 유엔은 ‘글로벌 난민 위기’로 국제 공조 필요성이 커지자 지난해 9월 IOM을 유엔 산하 기구로 정식 편입했다.
IOM 한국대표부는 지난달 한국 정부를 도와 인종차별과 종교적 이유로 미얀마를 떠난 난민 네 가족 30명을 한국에 데려오는 일을 했다. 박 소장은 “한국은 재정착 난민을 받아들이는 세계 28개국 중 하나”라며 “2015년 22명, 지난해 34명의 미얀마 난민이 한국에 정착했다”고 했다.
다른 많은 나라에서처럼 한국 사람들도 난민에게 우호적이지는 않다. 미얀마 난민 아이들이 처음엔 일반 학교에 다니려 했으나 학부모들의 반발로 멀리 떨어진 대안학교로 가야 했다.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가 또래 아이들에게 신기하고 좋은 경험이 될 텐데 아쉬워요. 저도 외국에서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겪은 덕분에 인간으로서 성숙해지고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박 소장은 중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스미스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에서 국제보건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잠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일했지만 2007년 국제 구호 비정부기구(NGO)인 사마리탄즈 퍼스로 옮겨 아프리카 지역 프로그램 개발 담당관으로 활동했다. 에이즈, 홍수, 가뭄, 분쟁 등 각종 재난이 일어났을 때 대응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그의 임무였다.
이주 노동자의 인권도 IOM 한국대표부가 다루는 문제다. 박 소장은 “배에 타서 일하는 이주 어선원의 인권과 근로 여건은 아직 열악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원 비율은 원양어선에서 약 70%, 연근해어선에선 약 30%를 차지하는데, 잦은 욕설과 폭행, 임금 체납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한국 사람도 외국에 나가면 이주민이고, 이주 노동자”라며 “한국에 들어와 사는 외국인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출산율이 낮고 노동력이 부족한 한국이 이주자를 받아야 한다”며 “이주민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국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박미형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사무소장(사진)은 “자기 나라의 보호를 받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모국을 떠난 사람이 난민”이라며 “한국도 국제사회 일원으로 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IOM은 세계 166개국이 가입한 국제기구다. 2차 세계대전으로 발생한 유럽 난민의 재정착을 돕기 위해 1951년 창설됐다. 유엔은 ‘글로벌 난민 위기’로 국제 공조 필요성이 커지자 지난해 9월 IOM을 유엔 산하 기구로 정식 편입했다.
IOM 한국대표부는 지난달 한국 정부를 도와 인종차별과 종교적 이유로 미얀마를 떠난 난민 네 가족 30명을 한국에 데려오는 일을 했다. 박 소장은 “한국은 재정착 난민을 받아들이는 세계 28개국 중 하나”라며 “2015년 22명, 지난해 34명의 미얀마 난민이 한국에 정착했다”고 했다.
다른 많은 나라에서처럼 한국 사람들도 난민에게 우호적이지는 않다. 미얀마 난민 아이들이 처음엔 일반 학교에 다니려 했으나 학부모들의 반발로 멀리 떨어진 대안학교로 가야 했다.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가 또래 아이들에게 신기하고 좋은 경험이 될 텐데 아쉬워요. 저도 외국에서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겪은 덕분에 인간으로서 성숙해지고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박 소장은 중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스미스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에서 국제보건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잠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일했지만 2007년 국제 구호 비정부기구(NGO)인 사마리탄즈 퍼스로 옮겨 아프리카 지역 프로그램 개발 담당관으로 활동했다. 에이즈, 홍수, 가뭄, 분쟁 등 각종 재난이 일어났을 때 대응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그의 임무였다.
이주 노동자의 인권도 IOM 한국대표부가 다루는 문제다. 박 소장은 “배에 타서 일하는 이주 어선원의 인권과 근로 여건은 아직 열악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원 비율은 원양어선에서 약 70%, 연근해어선에선 약 30%를 차지하는데, 잦은 욕설과 폭행, 임금 체납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한국 사람도 외국에 나가면 이주민이고, 이주 노동자”라며 “한국에 들어와 사는 외국인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출산율이 낮고 노동력이 부족한 한국이 이주자를 받아야 한다”며 “이주민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국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