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국제회의' 여는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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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와 중재 중시하는 '아세안 웨이' 본받아야"
한 - 아세안 문화교류의 해 맞아 한국·필리핀 장관 등 참석 회의
"정체성 다른 10국 뭉친건 놀라워…아세안에 대해 새롭게 배우길"
한 - 아세안 문화교류의 해 맞아 한국·필리핀 장관 등 참석 회의
"정체성 다른 10국 뭉친건 놀라워…아세안에 대해 새롭게 배우길"
“2017년은 한-아세안센터에 매우 특별한 한 해입니다. 올해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창설 50주년이고, 또 ‘한-아세안 문화교류의 해’거든요. 반 세기 전 평화 공존을 위해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진 10개국이 뭉친 아세안의 역사를 보면 지금 봐도 정말 놀랍습니다. 남북 분단 상태인 한국으로서도 배울 게 많은 지역입니다.”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사진)은 16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8층 센터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한국인 해외 여행객 중 약 3분의 1이 아세안 회원국 지역으로 떠나는데도 아세안이라 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이 낯설어하는 게 현실”이라며 “불법체류 노동자나 결혼이민자 출신국 등의 이미지로만 각인된 아세안 회원국들에 대한 편견을 불식하고, 아세안의 문화와 종교 등 여러 방면을 상세하고도 가깝게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총장은 1977년 제11회 외무고시 합격 후 38년간 외교관으로 일했다. 외교통상부(현 외교부) 북미2과장, 주레바논 대사, 외교통상부 대변인, 주인도네시아 대사 등을 지낸 뒤 2015년 3월부터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으로 근무하며 ‘아세안 전도사’로 뛰고 있다. 그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인도네시아 대사로 일하면서 ‘한국과 아세안이 이렇게 가까운데, 많은 한국인이 아세안을 잘 모른다’고 느꼈다”며 “아세안을 깊이 알아야 하고, 이를 널리 홍보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아세안센터에 몸 담게 됐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이 아세안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꼽은 것은 ‘중재의 본능’이었다. “아세안 10개국(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면면을 보면 알겠지만 종교나 인종 등이 아주 많이 달라요. 인도네시아는 한 나라 안에 수백 민족이 살고, 수백 개 언어가 쓰입니다. 베트남과 라오스, 미얀마는 사회주의 국가라서 다른 회원국들과 정치 체제가 다릅니다. 하지만 이들은 강대국 틈에서 ‘뭉쳐야 산다’는 걸 알고 스스로 뭉쳐 다자 외교 안보협의체를 만들었습니다. 회원국 간 빈부격차가 심해도 회원국들이 아세안에 내는 비용은 연간 200만달러로 동일합니다. 1년에 1000여 개 회의가 열립니다. 또 모든 분야의 논의에서 만장일치 결론이 날 때까지 계속 협의합니다.”
김 사무총장은 아세안의 이런 독특한 협의체 문화를 ‘아세안 웨이(ASEAN Way)’라고 칭했다. 그는 “올해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회의 폐막 때 ARF 의장국인 필리핀의 외교장관이 ‘우린 미국도, 중국도 지지하지 않으며 오직 필리핀과 아세안만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국제 무대에서 아세안의 위상과 외교력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아세안센터는 오는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아세안 관계조망 국제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는 레르엉민 아세안 사무총장, 앨런 피터 카예타노 필리핀 외교장관, 스티븐 윙 말레이시아 국제전략연구소(ISIS) 부소장 등 아세안의 관료 및 학자가 대거 모인다. 한국 측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이홍구 전 총리 등 각계각층 인사가 참석한다.
김 사무총장은 “동남아와 아세안은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며 “아세안은 만장일치 공동 협의체인 만큼 동남아 국가들과의 양자외교와는 다른 방식의 컨트롤타워와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세안 웨이’를 보다 보면 답답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아세안의 법이고 문화입니다. 그걸 존중하지 못하면 관계를 그르치게 됩니다. 이제 진정한 아세안 전문가 양성이 필요합니다.”
글=이미아/사진=허문찬 기자 mia@hankyung.com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사진)은 16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8층 센터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한국인 해외 여행객 중 약 3분의 1이 아세안 회원국 지역으로 떠나는데도 아세안이라 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이 낯설어하는 게 현실”이라며 “불법체류 노동자나 결혼이민자 출신국 등의 이미지로만 각인된 아세안 회원국들에 대한 편견을 불식하고, 아세안의 문화와 종교 등 여러 방면을 상세하고도 가깝게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총장은 1977년 제11회 외무고시 합격 후 38년간 외교관으로 일했다. 외교통상부(현 외교부) 북미2과장, 주레바논 대사, 외교통상부 대변인, 주인도네시아 대사 등을 지낸 뒤 2015년 3월부터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으로 근무하며 ‘아세안 전도사’로 뛰고 있다. 그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인도네시아 대사로 일하면서 ‘한국과 아세안이 이렇게 가까운데, 많은 한국인이 아세안을 잘 모른다’고 느꼈다”며 “아세안을 깊이 알아야 하고, 이를 널리 홍보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아세안센터에 몸 담게 됐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이 아세안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꼽은 것은 ‘중재의 본능’이었다. “아세안 10개국(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면면을 보면 알겠지만 종교나 인종 등이 아주 많이 달라요. 인도네시아는 한 나라 안에 수백 민족이 살고, 수백 개 언어가 쓰입니다. 베트남과 라오스, 미얀마는 사회주의 국가라서 다른 회원국들과 정치 체제가 다릅니다. 하지만 이들은 강대국 틈에서 ‘뭉쳐야 산다’는 걸 알고 스스로 뭉쳐 다자 외교 안보협의체를 만들었습니다. 회원국 간 빈부격차가 심해도 회원국들이 아세안에 내는 비용은 연간 200만달러로 동일합니다. 1년에 1000여 개 회의가 열립니다. 또 모든 분야의 논의에서 만장일치 결론이 날 때까지 계속 협의합니다.”
김 사무총장은 아세안의 이런 독특한 협의체 문화를 ‘아세안 웨이(ASEAN Way)’라고 칭했다. 그는 “올해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회의 폐막 때 ARF 의장국인 필리핀의 외교장관이 ‘우린 미국도, 중국도 지지하지 않으며 오직 필리핀과 아세안만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국제 무대에서 아세안의 위상과 외교력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아세안센터는 오는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아세안 관계조망 국제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는 레르엉민 아세안 사무총장, 앨런 피터 카예타노 필리핀 외교장관, 스티븐 윙 말레이시아 국제전략연구소(ISIS) 부소장 등 아세안의 관료 및 학자가 대거 모인다. 한국 측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이홍구 전 총리 등 각계각층 인사가 참석한다.
김 사무총장은 “동남아와 아세안은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며 “아세안은 만장일치 공동 협의체인 만큼 동남아 국가들과의 양자외교와는 다른 방식의 컨트롤타워와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세안 웨이’를 보다 보면 답답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아세안의 법이고 문화입니다. 그걸 존중하지 못하면 관계를 그르치게 됩니다. 이제 진정한 아세안 전문가 양성이 필요합니다.”
글=이미아/사진=허문찬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