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K의료 해외진출 돕는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
김용범 변호사(변호사시험 3회·사진)는 치과의사 출신이다. 연세대 치대를 졸업하고 안정적으로 개원의 생활을 하던 그는 2011년 갑자기 로스쿨행을 결심했다. “좁은 병원에서 환자만 상대하기보다는 더 넓은 세상에서 역동적인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먹고살 만하니 취미로 법을 공부하냐는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은 부담이었다. 그럴수록 마음을 다잡고 법률 공부에 매진했다. 그는 보건의료, 제약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변호사 자격증을 딴 뒤 첫 직장으로 대형 로펌 대신 동아제약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사내변호사를 택했다. 의료전문 법률서비스 제공을 최종 목표로 한 그는 의료 및 제약업계의 내부사정을 제대로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2년간 헬스케어 사업개발과 기획 업무를 익힌 후 메가젠임플란트의 법무총괄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메가젠에서 그는 해외업체 경영권 인수 시도를 성공적으로 방어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1월 김 변호사는 기업 법무팀 생활을 정리하고 동료들과 함께 의료관련 산업 자문과 의료사고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오킴스법률사무소를 열었다. 그는 국내 병원의 해외진출 사업을 주로 돕고 있다. 김 변호사는 “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 의료산업의 브랜드 가치는 매우 높다”며 “특히 성형, 피부, 치과 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난 국내 병원을 유치하려는 해외 국가들이 많다”고 전했다. 동남아 지역은 국내 의료업계가 눈여겨보고 있는 블루오션이다. 김 변호사는 국내 한 병원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추진 중인 덴탈센터 사업을 돕고 있다.

국내 병원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는 여러 방식이 있다. 직접 의료인이 외국에 나가 노무를 제공할 수도 있고, 외국 의사들이 한국 병원에 와서 기술을 배우고 계속 교류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있다. 상표출원, 사업개발, 투자자문, 의료소송 등 범위도 다양하다.

김 변호사는 “수차례 현지 출장 등을 통해 철저하게 시장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관련 산업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가 있어야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