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경에세이] 선비적 인간상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김광림 <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glkim@na.go.kr >
    [한경에세이] 선비적 인간상
    유교적 인간상은 무엇인가?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성(誠)’과 ‘경(敬)’에서 찾는다. 성은 정성과 참됨을 의미한다. 경은 예와 공경, 삼감을 뜻한다. 성과 경을 생활 속에 구현하는 사람을 우리는 선비라고 한다. 어질고 지식이 있는 사람, 수신(修身)하고 치인(治人)하는 데 정성을 다하는 사람, 조상을 섬기고 손님을 모시는 ‘봉제사 접빈객(奉祭祀 接賓客)’의 삶을 실천하는 인간형이 바로 선비다.

    유교적 인간상, 선비의 표상으로 으뜸으로 꼽히는 이는 퇴계 이황 선생이다. 조선 성리학을 집대성하고 치인하는 삶을 살았던 실천 교육자, 지행일치의 표본이다. 퇴계 선생은 평생 ‘진인(眞人), 반듯한 사람, 된 사람’의 길을 닦았다. 3000통이 넘는 서신과 2000편이 넘는 시를 남기고, 문하에 400여 명의 제자를 뒀다. 선생께서는 또 유학의 경전에서 삶의 교훈을 찾아 평생 자신을 가다듬었다. ‘간사한 생각을 하지 말라’는 사무사(思無邪),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무자기(毋自欺), ‘혼자 있을 때 더욱 삼가라’는 신기독(愼其獨), ‘모든 것을 공경하라’는 무불경(毋不敬)이 그것이다. 이런 삶은 후손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

    2009년 작고한 이동은 종손은 아침에 일어나 퇴계 선생께서 하시던 활인심방(活人心方)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책상과 방석, 옛날 선풍기 하나로 여름을 견디는 간결하고 검소한 삶을 살았다.

    유가적 삶과 인간상은 경주 최부자집 가훈에서도 선연하다. 수신육연(修身六然)은 스스로 초연하게 지내고, 남에게는 따뜻하게 대하며, 일이 없을 때는 맑게 지내며, 유사시에는 용감하게 대처하고, 뜻을 얻었을 때는 담담하게 행동하며, 실의에 빠졌을 때는 태연하게 행동하라는 것이다. 제가(齊家)의 육훈(六訓)은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을 하지 말고, 재산은 만석 이상 모으지 말며,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고, 흉년에는 남의 논밭을 매입하지 말며, 사방 백(百)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다.

    퇴계 선생이 왕위에 오르는 선조에게 바친 ‘무진육조소’에도 선비 정신이 나타난다. 왕실의 계통을 중히 여겨 인효(仁孝)의 도리를 온전하게 하고, 이간질하는 거짓말을 막아 왕실의 화합을 도모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유학의 가르침을 돈독하게 해 정치의 근본을 세우고 인심을 바로잡을 것을 주문했다. 대신을 신임하고 언로를 통하게 하는 등 군신 간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지금 우리 현실에 갖다 놓아도 딱 들어맞는 주문이 아닐 수 없다.

    자기를 가다듬으며 남을 배려하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선비의 사고와 삶의 방식이 간절한 때다.

    김광림 <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glkim@na.go.kr >

    ADVERTISEMENT

    1. 1

      [토요칼럼] '전원 버핏' 전원주의 투자법

      후끈 달아오른 주식 투자 열풍 속에 ‘레전드’로 떠오른 인물이 있다. 1939년생, 올해 여든일곱인 탤런트 전원주 씨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지독한 짠순이 어르신’ 이미지로만 통하던 그는 알고 보니 SK하이닉스의 장기 투자자였다. 2011년 이 회사 주식을 매수해 아직도 들고 있다고 한다. 그때 2만원이던 SK하이닉스 주가, 지금 100만원이다.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다가 후회하고, 그러고도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개미들로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수밖에 없다.SK하이닉스는 전씨의 포트폴리오 중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증권사 직원들이 추천도 많이 해주지만 절반만 받아들였고 나머지 절반은 직접 공부해 결정했다고 한다. 주주총회에 참석해 직원들 표정을 관찰하며 회사의 진정성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그가 오랫동안 적립식으로 모아온 자산 목록에는 금(金)도 들어 있다. 네티즌이 ‘전원 버핏’(전원주+워런 버핏)이란 별명을 붙인 게 이상하지 않다.전원 버핏의 주식 투자 원칙을 들어보면 지극히 교과서적이다. “일확천금을 기대하지 않는다.” “여윳돈으로만 투자한다.” “한 번 사면 5년 이상은 팔지 않는다.” “실패해도 돈을 잃지 않는 방법은 다양한 곳에 나누는 것뿐이다.” 정리하자면 눈높이를 낮추고, 무리하지 말고, 장기 분산 투자하라는 얘기다. 누구나 다 알지만 막상 못 지키는 원칙들이다.날고 긴다는 지식인조차 이 당연한 덕목을 지키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급등주를 덜컥 샀다가 나락으로 갈 뻔한 일화는 꽤 알려져 있다. 뉴턴이 투자한 종목은 당시 투기 광풍의 중심에 있던 남해

    2. 2

      [비즈니스 인사이트] AI 시대, 컨설팅이 다시 묻는 인재의 조건

      인공지능(AI)이 데이터를 누구보다 빠르게 정리하는 시대가 되면서 컨설팅 현장에선 “요즘은 분석이 아니라 해석과 판단이 경쟁력”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시장 데이터와 산업 정보, 경쟁 구도까지 AI가 인간보다 빠르게 분석하면서 사실을 정리하는 인간의 부담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컨설팅 프로젝트의 속도를 발목 잡는 병목 현상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가설을 세워 실행으로 연결할 것인지에서 사람 간 역량 차이가 극명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AI엔 없는 인간의 ‘통찰력’과 ‘판단력’BCG는 연간 약 700만 건의 리포트를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컨설턴트의 상당 시간은 시장 데이터와 산업 정보를 수집한 뒤 정리하는 데 쓰였다. AI 등장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BCG는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 등 업무 전반에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내 프로그램엔 다양한 ‘커스텀 GPT’가 탑재돼 있다. 챗GPT 환경에서만 약 3만2000개의 커스텀 GPT를 운영하면서 자료 정리와 분석에 쓰던 시간을 크게 줄였다. 그 결과 컨설턴트는 분석 자체보다 해석과 판단, 그리고 가설 설정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이 같은 변화 속에서 컨설팅업계가 찾는 인재상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시장과 고객에 관한 사실을 분석하고 구조화하는 능력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그 분석 위에서 패턴을 읽고 인사이트(통찰)를 도출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이런 변화한 인재상은 채용 기준 역시 바꾸고 있다. 컨설팅 현장에선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 설명하는 기존 수준을 넘어 지원자가 이 데이터에서 어떤 변화의 패턴을 찾았는지, 이 기술이

    3. 3

      [김연재의 유러피언 코드] 독일 관광수요의 트렌드 변화

      해마다 여름 휴가철이면 독일 도심은 우리네 설날처럼 한적해진다. 독일인은 그만큼 여행에 ‘찐’심이다. 더불어 봄 부활절과 겨울 성탄절마다 북적이는 독일의 주요 공항을 보면 이들의 여행 열기를 실감하게 된다. 실제로 독일은 매년 약 800억 유로를 해외여행에 쓰며 1위 미국, 2위 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의 관광소비국이다. 독일인 한명 당 연간 여행일 수도 20년째 약 12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에만 9.9일로 잠시 10일 이하로 떨어졌을 뿐이다. 위기에도 여행 안 줄이는 독일인독일인의 남다른 여행 욕구 이면에는 높은 소득 수준과 더불어 사회적·문화적 이유가 자리 잡고 있다. 복지 혜택이 좋은 독일 근로자는 통상 연평균 30일 안팎의 유급휴가를 보장받는다. 또한 여름이면 누구나 한번 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이다. 국제 정세 변화와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독일인의 여행 소비는 쉽게 줄지 않는다. 실제로 경제성장률이 0.2%에 불과했던 지난해 독일의 1인당 평균 휴가 비용은 1636유로였다. 전년보다 되려 약 100유로 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그렇다면 글로벌 시장에 이슈가 생기면 독일인의 여행 패턴은 어떻게 바뀔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 독일인의 동유럽 여행은 빠르게 위축됐다. 반면 독일 국내 여행과 남유럽 휴양지 수요는 크게 늘었다. 비행기 대신 자동차와 기차를 이용한 근거리 여행도 증가했다. 여행 방식 역시 변화했다. 장기 휴가보다 짧은 여행을 여러 번 떠나는 ‘마이크로 여행’이 확산했다. 흥미롭게도 같은 기간 캠핑용품, 캐주얼 의류, 간편식 시장도 함께 급성장했다.독일 여행업계 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