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괌 '포위사격' 위협에 '화염과 분노'→군사옵션 준비완료 천명
"협상 항상 고려, 김정은 다른 길 가야" 외교해결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군사 옵션'을 천명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북한이 현명하지 못하게 행동한다면 이제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며 "김정은이 다른 길을 찾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화염과 분노' 보복 다짐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4발을 동시발사해 미국령 괌을 공격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내놓자 이같이 '최후통첩성' 경고를 내놓은 것이다.

전날 휴가지인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 내셔널골프클럽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화염과 분노' "성명이 아마도 충분히 강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의 전쟁'의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린 데 이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위협에 맞서 연일 거친 말로 응대하며 '군사 해결책'까지 직접 거론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은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하원의원 62명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전날 서한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과의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키고, 핵전쟁 망령의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한 것은 현 상황에 대한 미 정가의 우려를 반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실패할 경우 전략적 인내를 버리고 선제공격을 할 의향도 있다"(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며 연일 '전쟁 불사론'을 거론하는 공화당 강경파들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측면도 있다.
트럼프, '협상카드' 흔들며 '對北 군사해결 위협' 강온전략
하지만 이러한 '말의 전쟁'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거론한 것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NSC 회의 모두에서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을 질문받고 "나는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동시에 "북한과의 협상을 항상 고려하고 있다"며 '협상'을 입에 담았다.

나아가 "버락 오바마는 심지어 협상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다.

때가 됐다.

누군가는 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고통을 겪었던 일부 국가처럼 북한도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북한이 가능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달 미 서부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2발 발사한 이래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김정은이 다른 길을 가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은 '위기증폭'을 통해 북한의 태도변화를 끌어내려는 고도의 대북 강온전략으로 풀이된다.

'외교카드'를 흔들면서 북한이 '괌 포위사격'을 행동에 옮기지 않음으로써 '강(强)대 강(强)'의 현 국면을 일단 수습하고 출구전략을 모색하자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 역시 비슷한 시간 캘리포니아 주의 환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해 외교적 접근을 선호한다"며 "전쟁의 비극은 파멸적일 것이라는 사실 이상의 다른 묘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충분히 잘 알고 있다"고 외교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물론 군사 옵션은 있다.

우리는 외교를 사용하기를 원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대해서는 "레토릭(수사)"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협상카드' 흔들며 '對北 군사해결 위협' 강온전략
한편 이번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한미 당국의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 NSC 보좌관은 한국시간 11일 오전 전화통화를 하고 "양국 안보와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해 취할 단계별 조치에 대해 긴밀하고 투명하게 공조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괌 포위사격을 단행하면 미사일방어 전략자산을 총동원해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CNN 군사분석가인 릭 프랭코나는 현 상황에 대해 "우리는 일찍이 본적 없는 양측의 대응을 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북미 지도자들의 '레토릭'이 계속 오가고 있지만, 실제 충돌 움직임으로 접근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