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 내년까지 이어질 듯…자동차 빠른 회복 어려워
선박 수출은 2019년 이후 점차 개선

앞으로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국 수출이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겠지만 증가세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수출이 고용이나 소비 등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약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31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작년 하반기 이후 수출을 주도해온 반도체는 증가율이 둔화하지만 내년까지 호조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경기는 전방산업 수요 확대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과거 호황기와 비슷하며, 앞으로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분야 수요가 더욱 확산하면 호황이 장기화한다는 평가가 있다고 한은은 전했다.

반면 최근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 때문에 호황기가 과거에 비해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자동차, 선박과 함께 2015년 이래 동반 하락하다가 지난해 하반기 급증세로 돌아섰다.

반면, 자동차는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선박도 내년 하반기를 지나며 점차 개선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자동차는 미국과 중국 시장 부진에서 빨리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으로 진단됐다.

미국에서는 국내 업체 주력 제품이 현지 수요가 많지 않은 세단 위주라는 점이, 중국은 국내 부품업체 현지 진출로 대중 수출이 기조적으로 제약된다는 점이 지적됐다.

선박은 해양플랜트 인도 일정을 따라 변동성이 큰 가운데 글로벌 업황 개선과 최근 신규수주 영향이 2019년 이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한국 수출 주요 변수로 사드 배치 관련 대중 교역여건, 미 통상정책 변화, 반도체 산업 경쟁구조, 국제유가 변동 등을 꼽았다.

또, 최근 수출 증가는 설비투자 확대 등을 통해 경제 성장세 회복에 기여하지만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서는 약하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수출이 직·간접적으로 창출하는 부가가치와 고용이 점차 축소되는 등 수출→생산과 투자→고용→소비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느슨해졌다고 말했다.
[통화신용보고서] 수출 둔화 전망…'낙수효과'도 약해졌다
반도체 등 수출 대기업 주력 품목이 장치산업이다 보니 수출의 고용 창출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기업 해외투자가 활발해지며 해외 현지생산이 확대된 점도 한 요인이다.

특히 자동차는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투자가 본격화되기 전에는 현지생산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기업 활동이 세계화하는 추세에서 수출 대기업이 성장해도 국내 중간재 생산업체 생산과 고용으로 이어지는 정도가 약해졌다.

한은은 "수출이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수출→내수 연결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화신용보고서] 수출 둔화 전망…'낙수효과'도 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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