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6일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를 놓고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라는 점을 강조한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남북한 대치 상황에서 “폐지는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국정원의 불법적 국내 정치 개입 빌미로 사용해온 국내 정보수집 업무와 대공수사권도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공약 사항일 뿐 아니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내에서도 제시하고 있는 개혁안인 만큼, 당은 정기국회에서 국가정보원법을 개정해 국정원의 정치 중립화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 같은 여당의 국정원법 개정 움직임에 강력 반대 견해를 밝혔다. 정태옥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남북 대치 상황에서 대공수사권 폐지는 당연히 반대”라며 “간첩이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안 잡는 게 문제인데 대공수사권은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국정원이) 대공 업무를 안 한다는 것은 분명히 반대하고, 제대로 된 정보 기능을 국내 정보 없이 할 수 있을지도 검토해야 한다”며 “이런 식이면 국정원이 아니라 ‘적폐청산원’으로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