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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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00억 넘게 줄었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상반기 순이익은 1조2000억원 급감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이 장기 침체를 겪을 것으로 판단하고 하반기에는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 중심의 판매 전략을 짜고 있다. 국내외 시장에서 신차를 앞세워 판매 감소 극복에 나설 전망이다.

◆ 상반기 영업익 16%↓…순익은 1.2조 급감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2017년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상반기 영업이익이 2조595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들어 6개월 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4% 하락했다. 작년 상반기 3조원을 웃돈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 4000억원 넘게 줄었다. 2014년까지 4조원이 넘던 상반기 영업이익은 올들어선 급기야 3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1조3445억을 기록, 전분기(1조2508억원)보다는 7.5% 늘었지만 증권가 전망치 평균(1조5300억원)에 훨씬 못미쳤다. 이는 작년 2분기보다 23.7% 줄어든 것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이 반토막이 나면서 실제로 거둬들인 이익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4% 하락한 2조3193억원을 거뒀다. 작년 상반기 대비 무려 1조2128억원이 빠졌다.

영업이익률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작년 상반기 6.6%였던 영업이익률은 올 상반기 5.5%로 1.1%포인트 떨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순이익이 감소했다"면서 "미국 등 수요 둔화지역의 인센티브 상승과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 하반기 불확실성 지속…SUV·친환경차 라인업 확충

현대차는 남은 하반기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단기간 회복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되는 데다 업체 간 경쟁 심화와 시장 환경의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확충과 함께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할 방침이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6월 출시한 코나의 판매 지역을 유럽, 미국 등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2020년까지 점진적인 SUV 라인업 확장을 이뤄가겠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중국 판매 감소세의 경우 현지 전용 모델 출시 등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다.

구자용 재경담당 상무는 “현재 단기적인 방안보다는 딜러 안정화 등 장기적 동력 축적에 집중하고 있다”며 “하반기 중국 전용 신차와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소비자들은 차량 내 정보통신(IT) 기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이를 고려해 통신형 내비게이션 ‘바이두 맵오토’등을 순차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소형 SUV 코나 전기차(EV)와 수소연료전기차(FCEV)를 출시할 예정이다. 구 상무는 “각국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정책이 확대되고 있다”며 “코나 전기차와 중국 전략 모델인 위에둥 전기차 등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훈/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