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심폐소생술을 배운 초등학생이 의식을 잃고 길에 쓰러진 50대의 목숨을 구한 일이 있었다.

당시 서울 수명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이수빈 양은 강서구 내발산동 한 아파트 앞을 지나다가 쓰러진 50대 김 씨를 보고 가슴을 30여차례 압박해 의식이 돌아오게 했다.

이같은 기적적인 소생은 이양이 마침 이날 4시간 전 어머니와 함께 강서소방서 심폐소생술 상설 체험장을 방문해 교육을 받았던 덕분에 가능했다.

하지만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때 누구나 이렇게 심폐소생술을 받는 것은 아니다. 심정지 환자는 매년 2만여 명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8%만 주변인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보통 심정지 환자의 뇌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시간, 즉 골든타임은 4분 정도다.
김용신 중앙EFR교육센터 서울경기 책임강사
김용신 중앙EFR교육센터 서울경기 책임강사
김용신 중앙EFR교육센터 서울경기 책임강사는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면, 초기 4분의 골든타임이 중요하다"면서 "주위에서 심정지 환자를 목격하면, 119신고와 동시에 구급대가 오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환자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강사는 최근 성북구 한 초등학교를 찾아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하면서 "심폐소생술 순서는 크게 세 가지다. 환자가 의식이나 호흡이 있는지 반응확인을 한 후 119에 신고하고 가슴압박을 30회씩 하는 것이다"라며 강의했다.

의식있는지 확인할때는 어깨가 아닌 쇄골을 손가락으로 흔들어보고 영유아의 경우는 발바닥을 두드려본다.

호흡확인을 위해 손을 코에 대보는 것만으로 알기가 어렵다. 그럴때는 귀와 볼 사이를 쓰러진 사람 코에 대고 5초정도 확인하면서 가슴이 뛰는지 육안으로 확인한다.

목격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119에 신고할 때는 "거기 빨간 티셔츠 입은 분 119에 신고해주세요"라고 누군가 특정인을 지목해서 신고를 부탁하는 편이 좋다.

목격자가 많으면 책임감이 분산돼 피해자를 돕지 않고 방관하는 일명 '제노비스 신드롬'을 막기 위해서다.

가슴압박을 할 경우 명치를 누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양쪽 젖꼭지를 이은선의 중간지점 정도를 압박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명치에서 약 3cm위 쪽인데 정확히 모를때는 검지부터 약지 손가락을 펴고 그 폭만큼 윗 지점을 찾으면 된다.(자세한 위치는 영상 참조)



김용신 강사는 "심폐소생술을 할 때는 분당 100~120회, 즉 초당 2회정도 한다는 생각으로 성인은 가슴 약 5~6cm안쪽까지 소아는 5cm 영아 4cm 정도 깊이로 압박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고 있을 때는 아프기도 하고 이 깊이만큼 누르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심정지 된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을 받는 분들의 영상을 보시면 가슴이 쑥쑥 들어가는게 보이실 거에요. 심장이 멈추면 그만큼의 공간이 생깁니다."

팔 힘이 아닌 어깨 힘으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상체를 앞으로 쏠리게 하고 팔은 쭉 펴준다.

박성미 여수시의원은 최근 계곡에서 물에 빠진 사람을 심폐소생술로 살려 이슈가 됐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이번 구조가 처음이 아니라 무려 4번째 사례였다는 것.

2010년 책을 통해 독학으로 심폐소생술을 공부한 박 의원은 2010년부터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4명을 살렸다.

이처럼 동영상 등을 통해 심폐소생술의 이론과 방법을 반복적으로 학습해 둔다면 불의에 찾아올 수 있는 가족이나 주변인의 사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실습을 해보지 않고 '가슴압박을 하면 되겠지'하는 생각만으로는 위급한 상황에 맞딱뜨렸을때 실행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 영상을 반복해서 보고 가족과 함께 실전과 같이 예행연습도 해보자. 심폐소생술로 여름 휴가철 내 가족과 친구의 소중한 목숨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도움말 : 김용신 중앙EFR교육센터 서울경기 책임강사
영상 편집 : 문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