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증원 대폭 줄이고 예산은 예비비로 충당
정세균 국회의장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정우택 자유한국당,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밤 11시 국회 의장실에서 긴급 회동해 추경안 처리에 의견을 모았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회동 후 “한국당이 그동안 추경 심의에 사보타주(적극적으로 생산, 사무활동을 방해하는 행위)해왔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절차는 현재대로 진행하고 본회의는 내일 오전 9시30분에 열기로 했다. 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야 3당은 애초 22일 새벽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려고 했으나 한국당의 반발로 일정이 조정됐다.
앞서 이날 오후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추가경정예산안의 막판 쟁점인 공무원 증원 예산 80억원에 대해 극적으로 합의했다. 여야 3당은 공무원 증원 규모를 2875명으로 하고 관련 예산을 추경이 아니라 정부의 목적예비비 500억원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공무원 채용 규모는 2875명으로 확정했다. 대도시 파출소·지구대 순찰인력 1104명, 군 부사관 652명, 인천공항 2단계 개항 운영인력 채용 537명, 부당노동행위 및 임금 체불 근로 감독관 500명, 동절기 조류인플루엔자(AI) 관리·예방 인원 82명 등이 현장 배치될 전망이다.
공무원 증원 예산 80억원은 전액 삭감하는 대신 정부 목적 예비비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예산 규모는 60억~70억원가량이다. 정부는 또 ‘정부 인력 효율화 및 재배치 중장기 운영 계획’을 10월20일까지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추경안 중 LED 사업 예산, 미세먼지 측정기 도입 예산은 삭감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여야 3당 간 합의에 강력 반발하며 공무원 1000명까지만 채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 3당은 이날 오후부터 한국당을 제외한 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정소위를 가동해 추경 심의에 돌입했다. 소위는 밤 12시가 넘도록 이어졌다. 3당은 또 본회의 의결정족수(150명) 의원을 확보하기 위해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리는 등 총력전을 폈다. 민주당 120명, 국민의당 40명, 바른정당 20명 의원이 본회의에 전원 참석하면 의결이 가능하다.
한국당은 이날 밤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연 뒤 기자회견을 자청해 3당 간 합의를 강력 비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3당의 추경 처리 시도에 대해 “만약 이뤄진다면 야밤에 이뤄진 야합 날치기”라며 “여야 합의에 의한 국회 운영이 국회법의 대원칙인데 의사일정 합의도 없이 야밤에 강행하는 것은 국회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발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