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가맹점당 영업이익이 연간 2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업주가 가져가는 돈은 월 155만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월 157만3770원)을 밑돌았다. 편의점의 과도한 출점경쟁이 편의점주 수익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은 20일 이런 내용의 ‘2015년 기준 경제총조사 결과로 본 프랜차이즈(가맹점) 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통계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직영 가맹점을 제외한 순수 가맹점을 대상으로 작성됐다.
◆편의점 수 늘었는데 이익은 줄어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국내 프랜차이즈 편의점의 가맹점당 영업이익은 1860만원으로 1년 전(2240만원)보다 17% 줄었다. 이는 조사 대상 16개 업종 중 꼴찌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 역시 편의점이 유일하다.

영업이익은 연간 매출에서 재료비·인건비·임차료·광고비 등 영업비용을 제외하고 점주가 실제로 거두는 이익금이다. 편의점당 연간 영업이익 1860만원을 월 수입으로 환산하면 155만원이다. 편의점 점주가 매월 손에 쥐는 소득이 내년도 최저임금(시급 7530원)을 월급으로 환산한 157만3770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서울 광진구에 있는 한 편의점의 경우 한 달에 4000만원의 매출을 올리지만 실제 점주가 집에 가져가는 돈은 150만원 남짓이다. 매출을 본사에 입금하고 돌려받은 돈 700만원에서 점포 임차료(150만원)와 아르바이트생 2명 인건비(400만원) 등을 빼면 150만원만 남는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 이사장은 “점주가하루 10시간 가량 일해야 겨우 이 정도 수입이 나온다”며 “월 임대료가 높은 경우 손님이 드문 겨울 등 비수기엔 월 매출 6000만원을 올리고도 점주에게 남는 돈이 한 푼도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은 최근 편의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편의점 수는 2014년 2만6280개에서 2015년 2만9628개로 급증했다.

반면 편의점 전체 영업이익은 2014년 5885억원에서 2015년 5503억원으로 1년 새 6.5%나 줄었다. 가맹점당 영업이익률 역시 5.2%에서 4.3%로 나빠졌다. 이명호 통계청 경제총조사과장은 “2015년 전후로 편의점 수가 급증하면서 매장당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동시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커피·분식·치킨도 최저임금 근접

영업이익이 최저임금을 밑도는 위기에 처한 것은 편의점뿐만이 아니다. 커피전문점(2110만원)과 분식·김밥(2270만원), 주점(2350만원), 치킨(2360만원) 역시 영업이익이 내년도 최저임금 연봉환산액(1888만원)에 근접했다.

반면 의약품(8810만원)과 안경(4890만원)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가맹점 전체 영업이익은 5조원으로 전년보다 25.7% 증가했다. 일식·서양식(55.8%), 한식(44.0%) 등을 중심으로 영입이익이 크게 늘었다.

가맹점당 영업이익률은 주점이 17.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치킨(17.4%), 안경(16.7%) 순이었다. 편의점(4.3%), 제빵·제과(7.3%), 문구점(9.4%) 등은 영업이익률이 낮았다.

가맹점당 종사자 수는 일식·서양식(5.8명), 피자·햄버거(5.2명) 순으로 많았다. 반면 치킨(2.5명), 주점(2.6명), 문구점(2.6명), 안경(2.8명) 등은 점당 종사자 수가 3명 이하였다.

가맹점당 연간 매출은 2억7840만원으로 전년보다 8.0% 늘어났다. 커피전문점(-4.2%), 제빵·제과(-1.1%), 편의점(-0.3%) 등은 감소한 반면 치킨(19.0%), 피자·햄버거(16.9%) 등은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가맹점 수는 18만1000개로 전년보다 8.4%(1만4000개) 증가했다.

오형주/이우상 기자 ohj@hankyung.com